[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2주째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귀국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 수감된 지 234일 만인 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한 달간 지배구조 개편과 50조원의 투자계획 등 굵직한 경영 결단을 내린 만큼 첫 일본출장 이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평소에도 큰 결단이 필요할 때 일본에서 경영구상에 몰두했던 전례를 보면 향후 M&A와 임원인사 등 새판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르면 다음주 귀국해 다음달 정기 임원인사 등 그룹의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지난달 23일 일본으로 출국한 신 회장은 벌써 2주가 넘게 일본에 머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신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면서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비롯해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등 일본 주주들을 상대로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변함없는 지지를 요청했다.
일각에선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에 뛰어든 만큼 신 회장이 이번 일본 출장 기간 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이온그룹 고위층과 접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이와 관련된 신 회장의 행보가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롯데는 오는 20일 한국 미니스톱 인수를 위한 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일본 이온그룹이 운영하는 국내 미니스톱은 지난 7월부터 매각 작업에 나섰고, 롯데와 신세계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로 편의점 사업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고전 중인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편의점 사업만 유일한 성장세라는 점도 적극적인 인수전의 배경이다. 롯데 계열의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업계 1, 2위와 격차를 크게 줄일 수도 있다. 세븐일레븐이 편의점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선 미니스톱 인수가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신 회장이 귀국과 동시에 롯데그룹의 내년 사업 계획과 임원 인사 윤곽을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이번 임원인사는 '쇄신'보다는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16년부터 12월 임원인사를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재판일정과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연기됐다"며 "올해는 별 다른 특이사항이 없는만큼 12월 중 임원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원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임기가 만료된 주요 계열사 CEO들의 연임 및 승진 여부다. 롯데 계열사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알려져 있어,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를 비롯해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등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CEO들의 행보가 관심대상이다. 일각에선 신 회장의 공백을 채워 준 비상경영위원회에 소속됐던 인력들의 승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오너 공백을 최소화한 수펙스 인력과 수뇌부들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던 전례를 비춰보면 롯데 역시 이같은 인사 흐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비상경영위원회의 실무임원들에 대한 보은성 인사가 있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