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초미세먼지, 국외보단 ‘국내’ 요인

대기 정체 지속, 국내 오염물질 축적

입력 : 2018-11-08 오후 4:08:3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최근 서울지역에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중국·북한 등 국외보다 자동차·발전소 등 국내 요인이 더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공개한 ‘서울지역 최근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일 평균 34㎍/㎥을 기록한 초미세먼지 수치는 5일까지 39㎍/㎥로 비교적 대동소이하다 6일 급상승해 72㎍/㎥까지 상승했다가 7일 45㎍/㎥로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일 최고 초미세먼지 수치는 3일 44㎍/㎥, 4일 41㎍/㎥, 5일 55㎍/㎥를 기록하다 6일에는 최고 103㎍/㎥, 최저 46㎍/㎥를 기록할 정도로 급상승했다.
 
해당 기간 일별 기상과 환경부 예보모델을 살펴보면 3·4일엔 동북아시아에 넓게 자리잡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반도 주변에 대기가 정체돼 서해안을 중심으로 대기오염물질이 28~44㎍/㎥ 축적됐다. 5일엔 대기가 안정된 상태에서 북서풍 기류를 따라 중국 북동부 대기오염물질이 일부 서해상으로 유입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31~54㎍/㎥로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6일 지속적인 대기정체로 축적된 미세먼지에 북풍 기류를 따라 북한지역에서 추가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증가돼 오후 2시 주의보가 발령됐다. 전날에 비해 크게 상승한 46~103㎍/㎥이었다. 7일이 돼서야 수도권에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오후 1시 이후 강수가 시작됨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7시부터 감소돼 오후 2시에 34㎍/㎥으로 주의보가 해제됐다.
 
초미세먼지의 원인을 살펴보려면 질산염과 황산염을 살펴봐야 한다. 황산염은 중국 등 장거리이동의 추적자, 질산염은 대기정체 시 자동차·발전소 등 내부 요인의 추적자다. 지난해 1월27일 황사가 발생했을 때 각각 질산염 1.7㎍/㎥, 황산염 1.8㎍/㎥에 불과했지만 어느덧 3~4일 질산염 10.8㎍/㎥, 황산염 2.7㎍/㎥로 늘어난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6일 오후 2~6시에는 질산염 수치가 36.3㎍/㎥까지 뛰었다. 황산염 수치는 9.0㎍/㎥이었다. 황산염 증가폭도 작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질산염의 농도 증가가 눈에 띈다.
 
한편,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도 지난 7일 최근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에 대해 국내 요인이 55∼82%로 국외 요인 18~45%보다 더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이전 고농도 초미세먼지와는 달리 1차로 국내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2차로 북한 등 외부유입의 영향이 더해져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수치가 최대 103㎍/㎥을 기록했던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도심.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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