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며 사회적 가치 설파에 나섰다. 사회적 가치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철학이다. 기업의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거나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이윤보다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 회장은 9일(이하 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대학에서 열린 제1회 하노이포럼에 참석해 "기후변화로 인해 베트남도 올해 막대한 태풍 피해를 입었다"며 "환경보존에 더 적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과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것을 추구하는 SK의 딥체인지(근원적 변화) 경영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SK 관계사들은 환경보호 성과 등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며 "탄소저감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사회적 기업에게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 성과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8일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
또 최 회장은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만나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과 응웬 총리는 지난해 11월에 처음 만나 베트남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한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은 바 있다. SK는 올해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미화 4억70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했다.
최 회장은 1년 만에 재회한 응웬 총리에게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가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 지원 등을 통해 베트남 맞춤형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맹그로브는 열대 우림보다 최대 5배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 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식물로 알려졌다. 베트남 맹그로브 숲은 현재 전체 면적인 44만헥타르(ha) 중 30%만 남아 복원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부터 호치민 기술대의 맹그로브 복원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최 회장은 "베트남이 국가 차원에서 환경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면 독보적인 환경문제 해결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응웬 총리는 "정보통신기술(ICT)·에너지·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보유한 SK와의 민관협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오는 17일 중국 난징에서 개막하는 제3회 난징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이해와 대화: 아시아·태평양 공동운명체 구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지속 발전을 위한 사회적 가치 추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 6~7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닛케이 포럼에도 참석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모델(BM)의 혁신에 대해 발표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