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대구 동아백화점을 인수한 이랜드의 '조건부 고용보장' 문구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구시당은 29일 “지난 16일 동아백화점의 완전고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이와 관련한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이랜드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이랜드가 동아백화점 근로자의 고용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지난달 8일
화성산업(002460)으로부터 동아백화점을 인수하는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12일 본 계약을 완료했다.
인수금액은 2680억으로 이랜드는 동아백화점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직원 및 협력업체의 100% 승계를 약속했다.
여기에 최소 2년간의 고용보장과 2년간 외지 발령 금지라는 조건을 덧붙였다.
이병수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문제가 되는 부분은 '최소 2년간의 고용보장'이란 대목”이라며 “보기에 따라 2년 이후의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랜드가 동아백화점 인수에 한 주 앞서 인수를 마무리한
C&우방랜드(084680)의 경우 이 같은 단서가 없었다”며 “C&우방랜드와 동아백화점의 차이는 노조의 유무”라고 말했다.
노조가 있는 C&우방랜드의 경우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한 반면 노조가 없는 동아백화점의 경우 완전한 고용 보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미경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이랜드는 지난 2007년 비정규직 해고 문제로 이슈가 된 '홈에버 사태'의 당자사란 점에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이랜드가 성실한 답변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역 대책위 구성을 추진하고 지방 선거에서 책임을 묻는 선거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승계 당사자인 동아백화점 근로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지하식품부 근로자는 “2년 이후에 해고당할 수 있다는 불안이 직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랜드는 정규직의 경우 그 동안 한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최소 2년’이란 문구는 말 그대로 최소한의 기간일 뿐 동아백화점의 경우 사실상 완전한 고용보장으로 볼 수 있다”며 “민노당측의 공문 내용에 대해선 현재 관련 부서에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