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구강관리의 중요성은 가정과 학교 등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지만, 주로 충치 예방 위주로만 교육받는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구강 위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주요 질환 중 충치 외에 풍치 혹은 잇몸병이라고 부르는 치주질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치주병도 충치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칫솔질을 통한 확실한 구강위생관리가 이뤄진다면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치은염과 치주질환은 감기 다음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병원을 찾는 원인질환으로 꼽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자연 치아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치주병 때문에 심은 임플란트에도 유사하게 진행돼 주의가 요구된다.
치주병은 잇몸 표면에만 염증이 발생하는 초기 단계를 거쳐 그 상태를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턱뼈가 녹아 없어지기도 하며 진행 상황에 따라 치아가 흔들려서 나중에는 치아가 빠지는 질병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치아가 멀쩡한데 오랜만에 찾은 치과에서 치아를 모두 빼야한다는 진단을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만성 치주질환의 특징 중 하나인 '느린 진행'과 '경미한 자각 증상' 탓이다. 환자들이 병이 있는 데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내 발생하는 현상이다.
간혹 몸 상태가 안 좋은 날 잇몸이 좀 붓는 정도의 느낌만이 있는 시기가 있는데, 바로 이때가 잇몸 뼈가 녹고 치주병이 진행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서 증상이 악화되고 통증과 치아 동요 등 명확한 자각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진행된 이후에는 이를 빼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잇몸병 때문에 이를 뽑게 되면 대부분 임플란트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구강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임플란트에서도 잇몸병이 동일한 과정을 거쳐 시작된다. 더욱 무서운 점은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조직 차이가 있어 진행속도가 급격히 빠르다는 점이다. 자연치아는 외부 감염과 오염에도 수십 년 씩 버틸 수 있는 데 반해, 임플란트는 불과 수년 만에 빼야할 정도로 망가지기도 한다. 때문에 자연치아 대신 심은 임플란트는 치주질환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주변 골소실이 전체 길이의 3분의2 이상 진행되거나 흔들거리는 경우에는 제거해야 한다. 자연 치아가 악화되기 전 치과를 찾아 치료가 가능한 것처럼, 임플란트 역시 주위질환의 처치를 통해 약간의 골소실이 있더라도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다면 더욱 구강 위생관리에 신경쓰고, 정기적인 치과 진료를 통해 전문의와 함께 구강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치주질환은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관리 및 예방이 가능하다. 치주질환을 지니고 있다면 3~6개월에 한번, 일반적인 경우라면 1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치간 칫솔이나 치실 사용을 생활화 하면 쉽게 제거되지 않는 치아사이 음식물도 제거할 수 있다. 양치질을 할 때 칫솔모나 손가락을 잇몸에 대고 가볍게 눌러주는 잇몸 마사지 역시 치주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성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구강교육의 초점이 충치에 맞춰져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충치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반대로 치주질환에 대해서는 노화의 증거라며 치료를 미루거나 특정 약제를 복용하면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은데 치아 건강을 위해선 올바른 치주질환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플란트에 발생하는 치주질환은 악화 속도가 자연치아에 비해 빨라 비싼 비용을 들이고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평상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