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침·콧물 등의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는데도 고열이 나면서 측복부 통증을 호소한다면 '상부요로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요로감염으로 인한 단순 방광염이 심해지는 경우 신우신염까지 발생하여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요로감염이란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 비뇨기계의 한 부분에 세균이 감염된 것을 말한다. 감염 부위에 따라 방광 이하에 발생하는 하부요로감염과 신장, 요관에 발생하는 상부요로감염이 있다. 하부요로감염으로는 방광염, 요도염 등이 있으며, 급성 방광염은 요로감염의 가장 흔한 형태다.
여성에게서 유병하는 세균 감염 중 가장 발병률이 높은 것이 바로 요로감염이다. 전 세계 여성인구 중 10%가 1년에 한 번 이상 요로감염을 경험하고, 하부요로감염의 평생 빈도는 약 60%로 보고된다. 5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폐경기에 들어서면서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방광염 등 요로감염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평소 수분섭취가 부족하거나 바쁜 업무로 제때 화장실을 갈 여유조차 없는 직장인들에게 요로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며 증상을 악화시킨다. 요로감염은 발생한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방광에 감염이 돼 염증이 있는 경우(방광염)에는 갑자기 소변을 자꾸 보게 되고, 보고도 본 것 같이 않아 또 소변이 마렵고, 소변을 볼 때 요도가 찌릿하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요관염이나 신우신염 같은 상부요로감염 증상으로는 열이 나는 등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방광염 증상과 함께 옆구리나 허리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요로감염 염증이 전신에 퍼질 수 있다. 이는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요로감염으로 인한 방광염은 신우신염으로 진행할 수 있고, 방치할 경우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상태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수다.
오미미 고대 구로병원 교수는 "일부 환자들이 비뇨·생식기계에 발생하는 요로감염을 성병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워 치료를 쉬쉬하는 경우가 있다"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타이밍을 놓칠 경우 치료가 쉽지 않고 큰 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요로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초기에 철저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 하부 요로감염은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므로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약 1주가량의 항생제만 복용해도 완치될 수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