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근로 중심 현장학습 금지 때문에 얼어붙은 특성화고 취업 진로를 서울시가 뚫는다. 실시간 구제 통로를 만드는 노동권익 보호에도 힘쓴다.
19일 서울시 및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과 '특성화고 재학생 및 졸업생 근로환경 개선 대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내년에 실시되는 이번 MOU는 재학생의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졸업생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며, 재학생·졸업생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학교노무사를 통해 전화·현장 상담을 실시하고, 실습기업 중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한 사업장에는 근로환경개선 컨설팅을 실시한다. 학급별로 노동인권교육도 의무화한다.
졸업생을 위한 4가지 대책은 노동권익과 취업이 각기 절반을 차지하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라는 형태로 '특성화고 119'를 개설해 실시간 상담·구제를 실시한다. 졸업생이 근로 사업장의 근로환경을 조사하고 노무 컨설팅을 진행한다. 취업지원관 역할도 확대하며,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 내 '특성화고 전담 일자리 상담사'를 배치한다.
취약계층 근로자 노조 대상으론 대상 공간·인력을 지원하고, 서울시와 시교육청, 노조 사이의 사회적 교섭을 추진한다. 또 졸업생 보호 조례도 마련한다. 월 20만원으로 교통비도 되지 않는 실습 수당을 인상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협약에 있어 노조는 전문가 양성해 실습처를 확인하고, 서울시는 노조가 학생 등에게 실시하는 노동권익 교육을 지원하며, 시교육청은 교육 공간을 제공하는 등 역할을 분담한다.
이번 MOU는 노동권익을 보호하는 내용들이 취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지만, 당장 취업이 급한 졸업생이 만든 노조는 취업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2월까지 실습을 나가기 어렵게 됐기 때문에,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교로 진학하려는 학생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한편, 작년 특성화고 학생 2명이 현장실습 도중에 목숨을 잃자, 교육부는 올해 현장실습을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전환하고 실습 기간도 단축했다.
(왼쪽부터) 신승인 서울시교육청 진로직업교육과 장학관, 이은아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 박경환 서울시 노동정책담당관이 지난 16일 서울시청에서 '특성화고 재학생 및 졸업생 근로환경 개선 대책을 위한 MOU'를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특성화고졸업생노조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