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애플이 아이폰 물량 공급을 조건으로 휴대폰 유통망에게 시연폰을 강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연폰은 대리점이나 판매점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비치된 단말기다.
21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애플은 시연폰을 출고가의 약 70% 가격에 유통망에게 판매한다. 시연폰은 공급된 후 약 1년간 개통을 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가 걸려있다.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1년이 지난 후에 잠금이 해제되면 해당 시연폰을 판매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1년이 지난 시연폰은 출고가의 약 30% 가격에 판매돼 그만큼의 가격 하락분을 고스란히 유통망이 떠안아야 한다"며 "시연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아이폰 물량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등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은 시연폰을 유통망에 무료로 지원하고 진열이 종료되면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아이폰 시연폰을 배치할 판매대의 제작비용도 유통망이 부담해야 하고, 애플은 판매대와 포스터의 부착 위치까지도 지시한다"며 "다른 제조사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같은 애플의 행태로 인한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 협회는 사례 수집 후 이동통신 3사 대리점협의회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의 대응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