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정부 당면과제인 탄력근로제 확대와 국민연금 개편 논의에 속도를 낸다.
경사노위는 22일 청와대에서 출범식 및 1차 회의를 열어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노동시간 제도개선위원회’ 구성·운영계획안 등을 의결했다. 정부와 노동계, 특히 민주노총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사노위가 문제해결의 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기존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에 따라 이미 발족·운영 중인 6개 의제·업종·특별위원회와 논의결과를 포괄 승계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는 내년 4월까지 국민연금 개혁과 기초·국민·퇴직연금 등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4개의 의제별 위원회 중 ‘사회안전망 개선 위원회’는 지난 8월 취약계층의 소득보장 및 사회서비스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으며,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는 교원노조법·공무원노조법과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노조 가입문제 등을 논의 중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위한 산업안전보건 위원회’는 산업 안전보건 사각지대 해소와 감독행정 체계 개선 문제를,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는 기술변화 실태 파악을 통한 자동화 위험 대응방안을 각각 의논하고 있다.
업종 기준으로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방안을 논의하는 금융분야 위원회가 운영 중이며 해운과 보건의료 위원회는 각각 23일 발족한다. 이들 위원회에서 논의한 내용은 의제개발·조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에서 협의와 검토·조정을 거쳐 본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게 된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여파가 남아있던 1998년 1월 출범 후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온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경사노위에 기대하고 있다. 한국노총·민주노총 위원장과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여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운영된 노사정대표자회의는 경사노위 출범 전까지 사회적 대화기구 역할을 해왔다. 이밖에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을 포함한 경사노위가 진정한 사회적 대화기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참여주체들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 최대한 합의를 이뤄내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민주노총이 불참하면서 경사노위가 반쪽 협의체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경사노위 출범식 하루 전인 21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와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집회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가 ‘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하는 길이며 그 피해는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도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라는 출범 목적이 무색하게 민주노총 없이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경사노위법에 따라 본위원회 위원은 18명이지만 민주노총의 합류 무산으로 일단 17명 체제로 출범했다.
이날 경사노위 회의 참석자들은 각급 위원회에 민주노총이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권고문을 의결했다. 권고문에는 민주노총이 조속한 시일 안에 경사노위에 공식 참여해줄 것을 희망한다는 점과 민주노총이 참여를 결정하게 되는 2019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경사노위 내 각급 위원회 논의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청년유니온과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회원들이 22일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 관련 노동권 보장, 취약 계층에 대한 이해 대변 등을 담은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