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차 본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각계 대표자들이 모인 경사노위가 지혜를 발휘해 합의점을 찾아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안이 유력한 가운데, 근로자 임금 삭감이나 장시간 연속근로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게 관건이다.
탄력근로제는 업무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해 일정 기간 안에 주당 평균 법정노동시간(52시간)을 맞추는 제도로, 현행 최장 단위기간은 3개월이다. 이를 두고 경영계는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1년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같이 계절적 수요가 큰 업종이나 건설업이나 IT업계와 같이 일정 기간 집중 근무가 필요한 업종의 목소리가 특히 높다. 여야정은 이러한 경영계의 우려를 수용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 또는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다만 노동계 반발을 감안해 6개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단위 기간을 확대할 경우 과로사회를 없애자는 취지로 도입된 ‘주52시간 근무제’가 무력화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이를 악용한 기업들이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과 임금삭감을 강요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며, 한국노총 역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밀어붙일 경우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경사노위가 진척을 보지 못하면 국회가 선제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연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단위기간 확대 추진을 공식화한 상태다.
한편 경사노위는 일자리·노동뿐만 아니라 산업·경제·복지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제들을 협의하기 위해 구성된 사회적 협의 기구다. 김대중정부 시절 노사정위원회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명칭을 바꾸며 의제 범위를 확대했다. 참여범위 또한 기존 노사정·공익위원에서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 대표, 소상공인·중소·중견기업 대표로 늘어났다. 총 18명이지만 참여를 미룬 민주노총을 제외한 17명 체제로 시작한다.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박수근(왼쪽 두번째) 위원장 등 위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1차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