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신3사, 전국 통신망 긴급 안전진단 실시

이달 중 정부·통신사 합동TF 가동…"연내 안전 대책 마련"

입력 : 2018-11-26 오후 4:28:3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와 통신 3사가 KT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해 전국 통신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한다. 또 이달 중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내 통신망 안전 대책을 마련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혜화지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KT 아현지사의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통신 3사 적극 협력 ▲전국 통신시설 긴급 안전진단 실시 ▲정부와 통신사 합동 TF를 구성해 안전대책 마련 등 세 가지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왼쪽부터)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황창규 KT 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혜화지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사진/과기정통부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전국 통신시설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을 통해 사고시 어떤 피해가 예상되고 이에 대비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전문가들과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이달 중으로 통신망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TF도 가동한다. 장 실장은 "TF는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이 단장을 맡고, 통신사와 관계 부처들이 참석할 것"이라며 "사고시 통신사들의 협력 방안, 건물 등급제 개선 여부 등 논의 주제와 참여자들을 27일까지 확정하고 이달 중으로 TF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통신의 공공재 성격에 집중해 대책 마련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KT아현지사가 D등급이지만 서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사고에 대비해 스프링클러 등 백업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각도에서 통신 3사가 가진 전국 통신구 안전에 대해 전면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는 유 장관을 비롯해 황창규 KT 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들도 신속한 피해 복구와 향후 안전대책 마련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황 회장은 "5세대(5G) 통신 등 진화하는 통신 환경에서도 보안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했으며, 이 사장은 "인력에 대한 협력과 유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각 주체들이 의견을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전국의 통신 공동구에 대해서도 3사가 사고를 예방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11시쯤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의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와 고양시 일부 지역의 KT 이동통신·인터넷·인터넷(IP)TV·카드결제 단말기가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KT 유·무선 가입자들과 자영업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KT와 소방당국은 24일 오후 9시30분쯤 화재를 진압했다. 이후 1~2시간 후 통신구의 연기가 빠져나간 다음 직원들이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KT에 따르면 26일 오전 11시 기준 인터넷 회선은 98%, 무선은 84% 복구됐다. 
 
KT는 전국의 통신시설 중 비의무지역에도 스크링클러와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소방법상 총 길이 500미터(m) 미만의 통신구에는 스크링클러와 CCTV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다.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의 통신구는 총 길이가 150m로, 스크링클러와 CCTV가 없다. 통신구는 케이블 부설을 위해 설치한 지하도를 말한다.
 
또 KT는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1개월 요금 감면을 시행한다. 1개월 감면 금액 기준은 직전 3개월의 평균 사용 요금이다. 감면 대상은 추후 확정 후 개별 고지될 예정이다. KT는 통신망 손상으로 카드결제기가 작동되지 않아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은 별도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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