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탑승한 차량에 대한 화염병 투척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부겸(왼쪽)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출근길 ‘화염병 테러’를 당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 대법원장은 28일 오후 1시50분 대법원을 방문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일은 일선 법관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안타깝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법원으로서도 앞으로 법관이나 직원들이 위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재판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신변보호와 청사보안을 철저하게 하겠습니다만, 경찰이나 관계기관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업무에 빈틈이 없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과 민 청장은 이번 사건에서 경호·경비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장관은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우려되는 바, 그것이 개인이든 단체이든 법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저를 흔들고 우리 공동체가 쌓아 온 가치와 제도를 무너뜨리는 행위인 만큼, 법과 질서를 견고히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홍천에 사는 남모(75세)씨는 전날 오전 9시8분쯤, 대법원 정문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김 대법원장이 탑승한 승용차를 확인하고 화염병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차량 뒷타이어 쪽에 불이 붙었지만 대법원 보안요원이 즉시 소화기로 진화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남씨는 범행 직후 대법원 청원경찰에게 제압됐다가 경찰로 넘겨졌고, 조사에서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공범 여부를 확인 중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40분부터 남씨의 강원도 자택을 압수수색해 남씨 휴대전화와 소송 자료 등을 확보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