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일본 기업이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부(재판장 김한성)는 29일 징용피해자 김모씨(사망) 유족이 일본 전범 기업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신일철주금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신일철주금이 유족에게 1억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지난 2012년 한일청구권 협정 관련 해석이 포함된 판결을 선고하면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권리행사를 가로막던 객관적인 장애 요소가 사라졌다"며 "정씨 등은 대법원 선고로부터 3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했다. 신일철주금의 소멸시효 주장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사망한 김씨는 18살이던 1943년 전북 김제 역전에서 강제동원돼 제철소에서 강제노역했다. 김씨가 사망하자 김씨 아내와 자녀 등 3명은 "강제로 끌려가 노동을 강요받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2015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8월 1심은 "강제연행 및 강제노동 강요 등은 불법적인 식민지배와 직결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로 신일철주금은 김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 책임이 있다"며 "피해자 유족에게 총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지난달 30일에도 여운택·신천수·이춘식·김규수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신일철주금은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었다.
한편 이날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박상옥)는 강제동원 피해자 정창희씨와 사망한 피해자 유족 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미쓰비시가 징용 피해자들 1인당 80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재연)도 이날 일제 강점기 여자정신근로령에 따라 강제동원된 피해자 양금덕씨 등 4명과 유족 1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미쓰비시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