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역시 본격적 상승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개인 차주를 비롯해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등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열린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대출금리 역시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시장금리가 선반영되며 대출금리가 이미 상승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이 지난달 실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평균 금리가 3.31%에서 3.40%로 0.09%포인트 상승했으며 국민은행의 경우 3.39%에서 3.44%로 0.05%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각각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으며
우리은행(000030)의 금리 역시 0.01%포인트 올랐다.
한은이 발표하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3.64%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오른 상황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은행권 대출 금리에 이 같은 기조가 선반영된데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연 5%대에 근접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5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4.33~4.65% 수준으로 대출자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5%대에 근접한 상황이다.
연 4%에 근접한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도 커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은행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대출 연장 또는 한도를 줄일 경우 이를 버티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669조4000억원으로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는 3.65%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대출금리 역시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떠나 금리 상승기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계 차주 또는 한계 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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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