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과 보험주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증권주에는 채권평가손실 확대가 우려돼 그렇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리인상으로 가장 수혜를 입을 금융주는 생명보험주다. 앞서 지난 30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연 1.25%에서 1.50%로 인상한 이후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다.
전통적으로 보험주는 시장금리 상승이 운용자산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점진적인 이차손실(이자차이로 인한 보험사의 손해)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손해보험 업종보다는 고질적인 이차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생명보험 업종에게 펀더멘털 측면에서 더 긍정적"이라며 "다만 생보사들의 자산 듀레이션이 약 7년 수준임을 감안하면 완만한 금리 상승세가 전제돼야 가시적인 이차손실 개선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주의 경우 금리 상승이 긍정적이지만 추가 금리인상 여부가 중요하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25bp 인상은 상장은행 순이자마진(NIM) 상승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다만 지난 2017년에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이번에는 2019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이후 NIM 상승세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점이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담"이라며 "내년 이익모멘텀 둔화에도 최대 순이익은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 이후 주가하락은 과도한 수준으로 향후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의 경우 보유 채권 가치 하락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 확대가 우려된다. 다만 현재 대형 증권사 기준 채권 듀레이션은 약 0.5년으로 알려져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시장 금리 상승은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의미한다. 기업들의 이익 증가와 증시 활성화, 그리고 거래대금의 증가로 연결된다"며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한미 금리차 확대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으며 오히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주에 긍정적인 이벤트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