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시장에서 올해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연간 판매는 7만대를 돌파해 수입차 역대 최다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만4325대, 점유율은 26.8%로 집계됐다. BMW(4만7569대)를 비롯해 토요타(1만5196대), 폭스바겐(1만4282대), 아우디(1만1893대), 렉서스(1만1815대)와 큰 격차를 보였다. 국내 완성차 4·5위인 한국지엠(8만2889대), 르노삼성자동차(7만9564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잡았다.
벤츠는 지난 9월 C클래스와 E클래스가 연식 변경을 앞두고 재고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판매량이 194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물량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면서 10월 6371대, 11월 7208대로 점유율이 각각 30.6%, 32.2%에 달했다. 올해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벤츠의 'E300 4MATIC'이 8336대, 'E300'이 7816대로 렉서스 'ES300h'(7805대), BMW '520d'(7668대)를 제치고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E200'(7194대)도 5위를 차지했다.
벤츠는 지난달 16일 C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공개했고 연내 판매를 시작하면서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에도 최근 추세를 지속한다면 지난해 벤츠가 세운 수입차 역대 기록인 6만8861대는 물론 7만대 돌파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벤츠가 올해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면서 연간 판매량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사진/벤츠코리아
반면, 올 상반기 벤츠와 양강 구도를 이뤘던 BMW는 화재 사태 이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BMW는 지난 3월 7052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화재 사태, 대규모 리콜 등 악재가 겹치면서 8월 2383대, 9월 2052대, 10월 2131대, 11월 2476대 등 2000대 수준에 그쳤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과거 디젤 게이트 사태로 2년간 한국 시장을 떠났다가 지난 4월 복귀했음에도 올해 누적 판매량은 나란히 4·5위를 기록했다. 다만 아우디가 올 하반기 'A3' 돌풍 이후 10월 349대, 11월 632대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폭스바겐은 1302대, 1988대로 증가세를 보였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5일 '아테온' 출시 행사에서 "아테온은 폭스바겐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도약시킬 완성도를 갖춘 차"라면서 "티구안, 파사트에 이어 또 하나의 브랜드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올해 수입차 업계에서는 디젤 퇴조 현상이 두드러졌다. 11월 누적 판매 기준 디젤 모델의 점유율은 지난해 47.4%에서 올해 41.3%로 6.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가솔린은 42.7%에서 47.6%로 4.9%포인트, 하이브리드는 9.7%에서 11.0%로 1.3%포인트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보다 수입 브랜드 업체들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봤다"면서 "국내 환경규제 인증을 받은 수입차 모델이 계속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선호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