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열리는 대규모 유화단지 기공식(Ground Breaking Ceremony)에 참석한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아이르랑가(Airlangga) 산업부 장관, 토마스(Thomas) 투자청장 등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허수영 롯데 화학BU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라며 "롯데와 인도네시아는 서로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을 통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스틸(Krakatau Steel)로부터 약 47만㎡ 면적의 부지사용권한을 매입했고, 지난해 2월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롯데는 이번 기공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납사 크래커와 하류 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고, 오는 2023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 설계를 마친 상태며, 내년 중 건설사, 대주단과의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신규 유화단지가 완공되면 롯데의 화학 부문은 거대 시장을 선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롯데첨단소재 역시 이 지역의 ABS 생산업체 인수와 신규 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인도네시아가 롯데 화학 부문의 주요 거점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지난 2010년 롯데케미칼에 약 1조5000억원에 인수된 이후 약 7년 만인 2017년 기업 가치를 2.5배 이상 높여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하는 성과를 얻었다.
롯데는 2008년 롯데마트를 통해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진출했고, 현재 롯데백화점, 롯데케미칼, 롯데지알에스, 롯데컬처웍스 등 10여개 계열사에 9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한-인니 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직을 맡는 민간 차원에서 양국 경제계 간 투자와 협력 강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1월 자카르타에 첫 번째 롯데시네마를 개관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암베신도(AMVESINDO)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인도네시아 우수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3일 출국해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을 방문했다. 4일에는 하노이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롯데의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에코스마트시티', '롯데몰 하노이' 등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신 회장은 이후 6일 인도네시아로 넘어와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는 그동안 신 회장의 부재로 지연됐던 글로벌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번 출장을 계기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월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