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지난해 새로 사업을 시작한 신생 기업 수는 91만개를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10곳 중 9곳 정도는 종업원이 한 명도 없는 '나 홀로 창업'이었고, 약 70%는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이 안 되는 초라한 창업이었다.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여가, 금융·보험업 등은 창업 5년이 지나면 5곳 중 4곳이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기업 생존율.자료/통계청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7년 기준 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신생기업은 91만3000개로 2016년보다 3만7000개(4.2%)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많다.
신생 기업 대부분은 소규모 영세 창업이었다. 대표자와 상용근로자를 합한 종사자 수를 보면 신생기업의 89.6%(81만9000개)는 종사자가 한 명 뿐이었고, 7.1%(6만4000개)는 2∼4명인 소규모 업체였다.
종사자가 1인인 업체는 전체 활동기업 605만1000개를 기준으로 보면 79.4%인 480만2000개다. 매출액도 적은 업체가 많았다. 지난해 신생기업의 70.6%는 매출액이 50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활동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 5000만원 미만 업체가 49.5%였고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 14.6%,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 23.4%였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18.5%)과 사업시설관리(16.5%), 교육서비스업(7.8%) 등에서는 2016년보다 신생기업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부동산업의 신생기업 종사자수가 전체 신생기업의 56.0%를 차지했다.
2016년에 소멸한 기업은 62만6000개로 전년보다 1만4000개(2.2%) 감소했다. 소멸 기업의 74.6%는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이었고, 91.6%(57만4000개)는 종사자 수가 1명으로 집계되는 등 소규모 업체의 폐업이 많았다.
2015년 창업한 기업이 2016년까지 살아남는 비율(1년 생존율)은 65.3%로 1년 전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2011년 신생기업 가운데 2016년까지 살아남은 기업의 비율은 28.5%로 전년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1년 생존율은 2012년 50%대(59.8%)까지 떨어졌다가 60%대로 진입해 오르는 추세지만, 5년 생존율은 2012년 30.9%를 기록한 이후 20%대에 머물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5년 생존율은 전기·가스·수도(68.7%), 운수업(40.3%), 제조업(3932%)에서 높았다. 반면 금융·보험업(14.4%), 숙박·음식점업(18.9%), 예술·스포츠·여가(19.8%)는 5년 생존율이 눈에 띄게 낮았다. 영세한 기업일 수록 생존율이 낮은 셈이다. 실제 2017년 기준 활동기업 중 개인기업의 비율은 숙박·음식점업(99.0%), 개인서비스업(97.7%), 부동산업(96.9%) 등에서 월등히 높았다.
고성장 기업과 가젤 기업(고성장 기업 중 사업자등록 5년 이하 기업)은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했다. 성장률 20% 이상 고성장기업은 전년보다 10.0% 증가한 4509개였다. 2012년 1.4% 증가를 마지막으로 감소로 전환했다가 2016년 4년 만에 2.6%로 반등한 이후 2년 연속 상승세다. 고성장 기업은 주로 보건·사회복지업, 숙박·음식점업 등에서는 증가했다.
성장률 20% 이상 가젤기업은 1181개로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 2010년 2.5% 이후 역시 감소로 전환했다가 2016년 6년 만에 증가로 전환한 바 있다. 2017년 활동기업 중 법인기업은 10.3%(62만1000개), 개인기업은 89.7%(542만9000개)였다. 법인기업의 비중은 2년 연속 10%를 넘어섰다. 신생기업 중 법인기업은 7.4%(6만8000개), 개인기업은 92.6%(84만5000개)였다.
기업 생존율은 법인기업이 개인기업보다 높았다. 2016년 기준 1년 생존율은 법인기업이 72.5%, 개인이 64.7%였고, 5년 생존율은 법인기업이 37.4%, 개인기업이 27.9%였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