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업황 우려에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향후 실적과 목표주가를 연달아 하향조정하면서 실적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SK하이닉스는 전일보다 3700원(5.65%) 떨어진 6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6만1200원까지 밀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면서 2019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준것으로 보인다. 4분기 초반부터 주요 고객들이 재고 축소에 돌입하며 반도체 구매량을 줄이고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과 스마트폰 판매까지 부진해 비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0조원, 5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19.6%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9년 1분기 DRAM(디램) ASP(평균판매단가) 증감율이 -15%로, 기존예상치(-7~8%)보다 하락폭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계속 떨어지고 있는 주력 제품의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보다 16% 낮아진 상황에서 구매를 꺼리는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큰 폭의 가격인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SK하이닉스 실적이 단기간의 부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9년 상반기에는 실적 악화가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나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낮아진 메모리 가격에 따른 수요 창출과 인텔 신규 서버용 CPU 플랫폼 출시 효과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면서 "2019년 연간 디램과 낸드 가격 하락에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6% 하락하는 데 그친 19조 2000억원으로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실적 개선 시점도 지연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적 하향 전망에도 증권가에서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저가매수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2019년 메모리 업종의 '상저하고' 패턴은 있지만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거시경제 이벤트로 인해 실적 부진이 선반영돼 주가수익비율(PER) 4배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어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