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편 방안으로 '의원정수 축소'를 공론화하고 있다. 당내에서 현재 300명인 의원정수를 적게는 270명에서 많게는 200명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의원정수 10% 축소안(270명)이 가장 현실적인 안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23일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의원정수 축소안'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사항으로 상정해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 논의에서 의원정수 축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했다"며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26일 의원총회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의원총회에서 의원정수 축소를 당론화하면 정개특위에서 협상 안건으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의장에 따르면 당시 지도부 논의에서 의원정수의 10%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당 내에선 잇달아 의원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박덕흠 비상대책위원은 지난달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의원정수를 20% 늘릴 게 아니라 20%를 축소하는 안을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심도있게 논의한 이후 비대위 정치혁신안으로 확정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18일 "비례대표제 폐지를 통해 국회의원 정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비례대표 의석수인 47석을 줄이자는 게 조 의원의 생각이다. 전임 한국당 정개특위 위원이었던 김학용 의원은 지난해 의원정수를 200명으로 줄이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의 개정안에는 유승민·정병국·오신환·하태경·정운천 등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의원들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당의 의원정수 축소 주장은 바른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제 추진과는 배치되는 부분이어서 향후 선거제 개편 논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의원정수 증원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면 연동형 비례제는 합의문대로 도입을 검토하는 수준에서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