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27일 오후 서울 강남 한 오피스 빌딩의 직원 휴게실. 하나의 팔로 구성된 로봇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커피 전문 브랜드 달콤커피가 일본 제조사 덴소와 함께 제작한 커피 제작용 로봇 카페 '비트'다. 주문과 결제, 커피 제조·수령까지 사람의 개입 없이 가능하다. 주문은 달콤커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할 수 있다. 아메리카노·카페라떼·바닐라라떼 등 일반 커피숍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1500원, 아이스바닐라라떼 2000원 등으로 일반 커피숍보다 저렴하다. 앱에서 원하는 음료와 수량을 선택하고 카카오페이와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면 주문이 완료된다.
서울 강남 한 오피스 빌딩의 직원 휴게실의 무인 로봇 카페 비트에서 한 직원이 주문한 음료를 찾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앱을 통해 본인 음료의 제조 완료까지 남은 시간도 알 수 있다. 주문이 들어가면 로봇은 커피머신에 컵을 갖다 놓는다. 기기에서 필요한 원액과 얼음 등이 나오고 음료가 완성되면 로봇이 다시 컵을 한 쪽으로 옮긴다. 이때 주문한 고객은 앱을 통해 음료 제조가 끝났다는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앞선 주문이 없을 경우 주문부터 제조 완료 알림까지 약 1분이 소요된다. 고객이 주문 시 사용한 앱에 나오는 핀 번호를 기기에 입력하면 자신의 음료를 찾아갈 수 있다.
이러한 주문 과정은 기존에는 유선망으로 가능했다. 달콤커피는 최근 KT와 손잡고 이 기기에 5세대(5G) 통신망을 적용했다. 인터넷 선 연결없이 기기가 5G망을 통해 인터넷으로 연결됐다. 로봇의 상단에 부착된 5G MHS(모바일 핫스팟) 단말기를 통해 5G망에 접속한다. 기존 유선망과 가장 큰 차이점은 로봇 상단에 설치된 2대의 지능형 CCTV를 통해 로봇의 작동 상황이 담긴 고화질 영상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관제센터로 전송이 가능하다. 관제센터의관리자는 영상을 통해 로봇의 동작을 지켜보며 오작동을 일으킬 경우 현장으로 가 기기를 살펴보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기 위해 5G망이 필수적"이라며 "5G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카페 비트는 KT의 5G 2호 가입자다. 비트은 월 4만950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10기가바이트(GB)가 제공되는 5G MHS단말 전용 요금제가 적용됐다. KT의 5G 1호 가입자도 잠실 롯데월드 타워의 안내 로봇 '로타'다. KT는 지난 1일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대상으로 3.5기가헤르츠(㎓) 대역의 5G 전파를 송출했다.
달콤커피 앱의 첫 화면(왼쪽)과 음료를 고르는 화면. 사진/박현준 기자
KT와 달콤커피는 무인 커피 제조 로봇에 얼굴 및 음성 인식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가령, 고객이 기기 앞에 서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라고 말하고 결제하면 커피를 제조해주는 방식이다. 얼굴 인식 기능이 추가되면 내부인과 외부인을 구분할 수 있고 특정 고객이 자주 주문하는 음료를 먼저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달콤커피는 올해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시작으로 수도권에 총 27대의 무인 커피 제조 로봇을 공급했다. 5G망 연결 기능과 얼굴·음성 인식 기능을 추가하며 로봇의 기능을 고도화해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