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신년사)검찰총장…"국민 근심 덜고 약자 눈물 닦아줘야"

"'민생침해 범죄 척결' 집중…여성·아동 대상 강력범죄에도 엄정대응" 강조

입력 : 2018-12-3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민생침해 범죄 척결을 2019년 새해 수사 방향으로 제시했다. 문 총장은 31일 밝힌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국민의 근심을 덜고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수사에 보다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보이스피싱, 다단계 금융사기 등 조직적 경제범죄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구조적 부조리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아동에 대한 강력범죄에 보다 엄정하게 대응하고,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검찰에 지시했다.
 
이어 "산업현장과 도로, 철도, 항만을 비롯한 국민의 생활공간에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이 없는지도 잘 살펴주기 바란다"면서 "우리 업무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소·고발 사건에도 내 가족의 일처럼 정성을 기울여 분쟁을 뿌리까지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문 총장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전제하고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사회에서 공정하게 갈등을 해결하고 질서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이하는 문 총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문무일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검찰공무원 여러분!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는 일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지난 한 해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제가 계속되는 가운데도 구성원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었습니다.
국민적 의혹에 관한 중요사건 수사를 비롯하여 검찰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다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지방선거 사건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중립성 시비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는 1949년 대한민국 검찰청법 제정으로 우리 검찰의 기틀이 마련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검찰이 진정으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면서 능동적인 변화의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검찰 과거사에 대한 진상조사 역시 지난날의 부족했던 점을 고쳐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진솔한 반성과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우리는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을 내걸고, 검찰의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작년에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새로 도입하였고, 이의제기 절차와 의사결정 기록화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였습니다.
대검 인권부를 신설하고 인권수사자문관을 배치하였으며, 인권감독관을 12개 지검으로 확대하였습니다.
업무 환경의 변화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지만, 국민을 위한 개혁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제도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여 국민들이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검찰구성원 여러분!
지금까지의 제도개혁을 토대로, 이제 국민을 위해 지켜야 할 가치들로 검찰 업무의 실질적인 내용을 채워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점을 명심합시다.
형사절차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충실히 실현되고, 경제적 지원은 물론 의료, 주거, 심리치유 등 필요한 도움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피의자와 피고인의 입장 역시 보다 세심하게 헤아려, 검찰업무 단계별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변호인의 조력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직접적인 사건 당사자가 아닌 참고인 등 제3자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검찰 업무의 전 과정에서 인권과 적법절차 준수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절차를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다음으로, 새해에는 국민의 근심을 덜고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수사에 보다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보이스피싱, 다단계 금융사기 등 조직적 경제범죄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구조적 부조리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여성·아동에 대한 강력범죄에 보다 엄정하게 대응하고,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산업현장과 도로, 철도, 항만을 비롯한 국민의 생활공간에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이 없는지도 잘 살펴주기 바랍니다.
우리 업무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소·고발 사건에도 내 가족의 일처럼 정성을 기울여 분쟁을 뿌리까지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사회에서 검찰은 공정하게 갈등을 해결하고 질서를 유지해야 합니다.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서로 다른 주장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수평적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어느 한 쪽에 편향되지 않게 중심을 잡고 헌법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 참여와 외부 전문가 점검 제도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의사결정 과정의 기록을 일상적인 절차로 안착시켜, 업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꾸준히 높여가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검찰이 지금과 같이 많은 비판을 받고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은 스스로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엄정함을 지키면서도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사건관계인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구성원들이 소신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게 독려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포용하며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새해에도 안팎으로 어려운 과제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구성원 모두가 검찰의 주인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변화를 이끌어 간다면,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새해를 맞아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1월 2일
 
검찰총장 문 무 일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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