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독을 아시나요?)②"'상처' 안은 주인님, 치로·우주·콩콩이가 기다려요"

교육 마쳤는데 입양인 없어 보호소에…기본복종훈련 마쳐 이해력·유대감 뛰어나

입력 : 2019-01-02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치로와 우주, 콩콩이의 주인이 돼주세요.”
 
유기견을 훈련해 사람을 치유하는 첫번째 테라피독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단 하나 걱정거리가 남아있다. 당초 테라피독 후보견으로 훈련받은 5마리 가운데 2마리는 입양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3마리는 새 주인을 못 찾은 채 여전히 양재동 에듀펫 반려동물문화교실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 7월23일 미슈·요미·치로·우주·콩콩 등 유기건 5마리는 안락사 위기에서 벗어나 테라피독 후보견이 돼 양재동 반려동물문화교실로 왔다. 동물병원에서 건강검진·예방접종·동물등록·중성화 수술 등 보건위생 필수조치도 마쳤다.
 
후보견 다섯 마리는 모두 세 달간의 훈련을 마쳤다. 전문훈련사의 지도로 시설 적응부터 배변 훈련·사회화 훈련·자극 둔감화 훈련·기본 복종 훈련·지시어 인지 훈련 등을 거쳤다. 배변훈련과 사회화훈련은 다른 반려견도 해당하는 훈련들로 지정된 배변패드에 대소변을 보거나 도시 속 다양한 환경에서 돌발행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테라피독 활동과 연관된 자극 둔감화 훈련은 시각·청각·후각·촉각 등 다양한 감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둔감해지도록 단계적으로 훈련한다. 기본 복종 훈련 역시 프로그램 대상자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도록 ‘앉아’, ‘엎드려’, ‘기다려’, ‘와’ 등을 가르친다. 지시어 인지 훈련은 다양하고 원활하게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특정 지시어에 대한 이해와 수행 능력을 익힌다.
 
두 차례에 걸친 (사)한국애견협회의 도우미견 인증 테스트에서 치로·요미·이슈는 합격했고 다른 두 마리는 불합격했다. 합격한 개가 더 뛰어나고, 불합격한 개가 모자라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불특정 다수를 만나고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해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하는 테라피독에 합격한 개들이 적합할 뿐이다.
 
훈련기간이 세 달에 그친 만큼 훈련대상이 유기견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전 주인과 지내는 과정이나 유기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들이 아직 남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람마다 환경이나 성장과정마다 각기 다르듯이 견종, 성품마다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테라피독으로 활동하는 치로·요미·미슈도 이후 안정적인 테라피독 활동을 위해선 새 주인을 찾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반려동물문화교실에서 테라피독만을 돌봐줄 수 없는만큼 시민들이 테라피독을 입양해 일주일에 한 번꼴로 동물매개자원봉사활동에 보내거나 참여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또 테라피독에 선정되지 못한 개들도 앞으로 테라피독이 아닌 ‘견생’을 찾아야 한다.
 
테라피독으로 활동할 치로(수컷·4)는 교육을 잘 받아 학습력이 높고 애교도 많다.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집에서 보내는 시간 많은 주인이 적합하다. 테라피독 테스트에는 통과하지 못한 우주(수컷·1)는 치로 다음으로 애교가 많으며 보호자를 잘 따르는 편이다. 호기심이 많지만 소심한 편으로 장난감으로 밀고 당기는 놀이를 좋아해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주인이 바람직하다.
 
콩콩(수컷·1)은 세 마리 중 제일 침착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있다. 다른 개들과 있을 때와 없을 때 행동이 달라 집에 다른 반려동물이 있거나 가정적인 주인이라면 적응기간을 거쳐 둘만의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물론 반려견 입양을 일순간의 가벼운 마음으로 결정해서는 안되며, 가족과 충분히 상의한 후 입양신청서를 작성해 면담과 입양소양교육을 거쳐야 한다. 박소은 에듀펫 훈련사는 “유기견센터나 펫샵에서 입양하면 반려견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데 치로·우주·콩콩은 성격과 취향 등에 대한 정보가 이미 많다”며 “중성화·동물등록·사회화훈련을 모두 마친 만큼 반려견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구 반려동물문화교실에서 콩콩·우주·치로(왼쪽부터)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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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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