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로 국내 진출 25주년을 맞은 도넛 브랜드 던킨도너츠가 '도너츠'를 뺀 '던킨'으로 변신한다. 이는 주력 메뉴 중 하나인 커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최근 실적 부진을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비알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던킨은 '도너츠'란 단어를 뺀 브랜드명으로 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교체 작업의 시작으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강남본점의 간판을 '던킨'으로 변경했으며, 이후 다른 매장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던킨은 이미 홈페이지를 비롯해 페이스북 등 SNS에서 새로운 브랜드로 교체했다.
이미 던킨은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강남스퀘어점 등 일부 매장을 '던킨 커피하우스'란 이름으로 운영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했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브랜드를 일원화할지, 로컬라이징 전략으로 2개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할지를 논의하고 있다"라며 "브랜드를 바꾸더라도 도넛 판매를 지속하면서 커피 판매를 다각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던킨의 매출액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 2017년 기준 던킨의 매출액은 172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5% 줄었다. 던킨의 연간 매출액은 2014년 1980억원, 2015년 1872억원, 2016년 1773억원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와 함께 속한 비알코리아 내에서의 매출액 비중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1년 48.0%를 차지했던 비알코리아 내 던킨의 매출액 비중은 2014년 38.8%로 30%대로 떨어진 이후 2015년 35.97%, 2106년 33.86%, 2017년 32.04%로 줄고 있다.
던킨은 SPC그룹 내 전국 매장 수 500개 이상의 대형 브랜드 중에서도 유일하게 가맹점 수도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던킨의 가맹점 수는 2015년 말 623개, 2016년 말 588개, 2017년 말 529개로 집계됐다. 올해 초 기준 던킨의 매장은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해 680개~690개 정도다.
반면 같은 기간 배스킨라빈스의 가맹점 수는 각각 1110개, 1193개, 1238개로 매년 증가했다. SPC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출점 제한의 규제 속에서도 2015년 말 3316개, 2016년 말 3367개, 2017년 말 3378개로 가맹점 수가 소폭 늘었다.
이같은 던킨의 변화에 대해 업계는 단기간 효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 커피 브랜드 관계자는 "그동안 던킨은 도넛이 메인 메뉴였으므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수십년간 투자해 온 초기 콘셉트를 변경하는 작업은 물리적인 측면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던킨 강남본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