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빗장' 여전…환자에게 와닿는 수정안 시급"

개정안 하위법령 한정적 환자 치료권 비판…"실효성 위한 전면 수정·보완 필요"

입력 : 2019-01-09 오후 3:25:34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가 지난달 공포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료용 대마 부분적 허용에 48년 만에 국내 빗장이 열리게 됐지만, 그 범위를 특정 제품으로만 한정해 환자 치료 선택권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9일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환자들의 원활한 치료를 위한 보다 폭넓은 대마처방 허용 및 간소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한국한의사협회가 함께 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용도와 상관없이 엄격하게 금지됐던 대마성분 의약품은 오는 312일부터 한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이 의료용 대마 사용 허가를 골자로 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뒤, 같은 해 11월 제364회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해외에선 뇌전증을 비롯한 각종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의료적 효과가 입증돼 버젓이 유통 및 사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법에 가로막혀 있던 국내 환자와 가족들에겐 더 없이 기쁜 소식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관련 시행령안과 시행규칙안은 이들에게 적잖은 실망과 좌절을 안겨줬다는 게 운동본부 측 입장이다. 해외 허가돼 시판 중인 4종의 특정 의약품만 허용한 데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 때문이다.
 
강성석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 대표는 "통과된 개정안(모법)'의료목적'의 대마를 사용할 수 있게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외국 제약사에서 만든 일부 의약품만을 허용한다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모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와 환자가족, 의료인들이 모든 합성대마의 합법화를 요구 하는 게 아니라, 일부 수입 의약품만으로 자가 치료용 대마를 공급하겠다는 식약처의 계획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인지를 비판하려는 것"이라며 "식약처의 방식은 전국 수많은 환자들이 제한된 인원으로 운영되는 단 1개의 센터에서 요청한지 두 달이나 지나야 약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의료인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환자가 불편함이나 제약 없이 1차의료로 대마를 처방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이번 개정의 참된 의미인 만큼 정부차원의 전면수정을 기대한다" 말했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운동본부와 식약처 시행령 및 시행규칙 입법예고안의 철회 및 수정·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이은경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료용 대마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환자와 가족, 관련단체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며, 식물에서 채취된 대마는 일종의 한약으로 볼 수 있고 전통적으로도 대마를 이용한 한의학적 처방과 치료가 가능한 만큼 대마 전초(식물의 모든 부위)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한다""이는 한의사들에게만 처방권을 달라는 주장이 아닌 의료인이 환자의 원활한 치료를 위해 센터에서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1인당 연간 약 3600만원의 수입비용이 발생하는 '에피디올렉스(대마 전초와 성분이 같은 의약품 )'의 경우 의료기관을 통한 국내 처방이 가능해진다면 비용절감은 물론 환자 편의성 증대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운동본부와 협회의 설명이다.
 
한편, 운동본부 측은 의료인의 진단을 받은 환자가 제약 없이 대마를 처방 받을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뇌전증과 희귀난치질환치료제 대마오일 공급절차 간소화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한 달간 2만명 이상의 청원인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향후 추가적인 입장이 전달될 수 있도록 지속환자와 환자단체, 의료인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모아간다는 방침이다.
 
강성석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 대표(오른쪽)과 이은경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이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폭넓은 의료용 대마처방 허용에 대한 후속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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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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