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건 등 최근 잇따른 공공기관 안전사고와 관련해 "사고가 발생하면 사장을 비롯해서 경영진도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주재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공기관의 작업장 안전관리 개선 방안을 보고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평가에서 과거에는 수익 위주로 평가하던 부분을 안전 부분에 더 많은 평가 점수를 줘, 전체적인 평가 기준 자체가 개선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사장이나 임원진들이 자기 일처럼, 자기 자식 돌보듯이 직원들을 돌보도록 만들어한다"며 "그것을 못하면 전부 책임지고 물러나야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단순히 평가 기준 점수를 달리해서 성과급의 차등을 둔다거나 하는 정도가 아니다"라며 "적어도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공공부문에서는 이런 류의 안전사고(김용균 사망사건)로 아까운 생명을 해치는 일은 없도록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에게 "그 부분에 대해 아주 엄격한 관리 지침을 만들어야 될 거라고 본다"며 "지금 민간 영역에서도 산재사고를 은폐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는데, 그런 것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고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에게도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산재 사망 그리고 자살, 이렇게 3개 부분을 국무총리의 책임 하에 작년부터 해오고 있다"면서 "이 총리가 계속 전체적으로 총괄하지만 적어도 공공부분만큼은 특별히 노력을 기울여서 걱정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부개정법률'을 공포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인 2020년 1월16일부터 시행된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김용균법' 외에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공공기관의 안전관리를 개선하는 정부 대책 등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