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사표가 이번에는 수리될지 관심이 쏠린다. 20개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동고동락하며 '맞춤형 행사 기획'을 지휘해온 그는 역대 행정관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인물이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 행정관은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11년 문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띄운 자서전 ‘운명’의 북 콘서트를 기획했고, 2016년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문 대통령의 네팔 히말라야 트래킹에 동행했을 정도로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5월부터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근무하고 6월 정식 임명됐다. 내정 당시 저서 일부내용의 '여성 비하 논란'에 야당과 여성단체의 사퇴공세가 거셌지만,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속에 무난히 임명됐다. 이후 문재인정부의 다양한 행사들을 진두지휘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잡아내 국민들에게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물론 1차·3차 남북 정상회담의 각종 축하공연 등을 기획했고, 대통령 해외 순방시 행사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근무 1년차인 지난 해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사의를 밝혔지만,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하며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했다. 지난 8일 탁 행정관을 만류했던 임 전 실장이 청와대를 떠나고, 신임 노영민 비서실장이 입성하면서 탁 행정관도 재차 물러날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마땅한 대체인력을 찾기 어려워 사표수리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장 올해 3월 정부가 대대적으로 준비할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행사'까지는 탁 행정관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두 번이나 공개적으로 사의를 나타낸 그를 더 이상 붙잡아두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기류도 강하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해 11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