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일가 재선임 반대" 대한항공 압박하는 정치권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해야"…해임 제안 필요성도 거론

입력 : 2019-01-16 오후 5:25:1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해야 한다고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냈다. 국민연금이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협력해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주문이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 주제의 토론회에서 "경영참여에는 지배구조펀드가 적극 나섰으니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의 취지에 충실하게 '연금가입자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의원은 "반드시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재선임 반대 또는 해임 찬성 투표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대한항공은 사주 일가의 갑질과 밀수 등 불법행위로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이것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연기금에 손실을 입히고 있다"며 "좀 더 적극적이고 강력한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민연금은 조 회장에 대한 해임이나 직무정지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도 "한진 사주의 일가의 갑질, 불법, 탈법으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대한항공 사태 해결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안으로는 ▲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의결권 행사 ▲사외이사 선임·이사회 지배구조 개선방안·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개정·임시총회 소집요구 등 적극적인 주주제안 ▲다른 기관투자자 또는 소액주주와의 연대 및 의결권대리행사 권유 ▲주주대표소송 등이 제시됐다.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정치권과 동일한 요구가 이어졌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조양호 이사의 30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건과 땅콩회항, 물컵갑질 총수 일가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대한항공가 주가가 하락해 연기금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올 3월에 있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조 이사는 물론 이를 견제하지 못한 이사들의 재선임에도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의결권 행사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개혁연대 노종화 변호사는 "임기 만료를 둔 이사의 재선임 반대 외에도 임기가 남은 조 이사에 대해 선제적으로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윤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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