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난해 투자 기조를 이어온 네이버·카카오가 2018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투자로 기술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힘주고 있지만 택시업계 반발 여파로 신사업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는 네이버의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5조5412억원, 영업이익 9655억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4% 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1% 하락한 수치다. 지난 2016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2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할 전망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39.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같은 기간 20.9% 증가한 1조3857억원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오는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카카오는 다음달 중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네이버 영업익 하락은 AI 인력 투자 집중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분기까지 AI 관련 인력만 1500여명을 채용했다. 대규모 인력 채용으로 인건비가 상승했다. 글로벌 사업자의 진출로 국내 인터넷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네이버는 AI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유튜브·페이스북 등이 국내 검색·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포털 중심의 플랫폼만으로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네이버랩스를 중심으로 로봇, 자율주행 등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달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도 진출했다. 이 자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지금까지 콘텐츠 중심의 포털 기업이었다면 올해는 기술 플랫폼으로 시작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네이버의 AI 인력 채용은 지난해처럼 대규모로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 변화, 사업영역 확대 추이 등을 살펴보며 채용 규모를 안정화할 전망이다.
네이버·카카오 각 사옥. 사진/뉴시스
카카오는 페이·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다만 페이 사업이 서비스 확장에 성공했지만 모빌리티 분야는 기존 산업과 갈등으로 사업 확장이 불투명하다. 간편결제·송금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5월 오프라인 스마트폰 QR·바코드 결제 서비스를 선보여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나섰다.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투자 서비스도 출시했다. 연이은 서비스 출시로 마케팅·인건비 등이 증가했지만 대신 지속적인 이용자 유입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했다.
카카오택시·대리 등을 서비스 중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익화 모델로 기대를 모은 카풀 서비스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카풀 개시를 알렸지만 택시 단체의 지속적인 반발로 시범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사업 재개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카카오는 향후 더불어민주당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모빌리티 산업 전반을 놓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승차공유 서비스 시장 개화가 불가피한 만큼 올 상반기 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서비스가 정식 출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택시운송 가맹 사업을 통해 '상생'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