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플스토어 1년' 이통업계와 갈등만 커져…공정위 심의 '촉각'

2월 애플 안건 3차 심의…유통망, 이달 중 공정위에 애플 신고

입력 : 2019-01-28 오후 2:36:58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애플이 한국에 애플스토어를 오픈한지 1년을 맞이했지만 이동통신사·휴대폰 유통망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통사를 대상으로 한 애플의 광고비 떠넘기기 혐의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중이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1월27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국내 애플스토어 1호점을 개장하며 소비자들을 위한 사후서비스(AS)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개장 1년이 지난 28일 현재 애플의 국내 AS는 애플스토어 개장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애플스토어의 역할은 제품 전시와 판매, 기기 사용법 교육에 그쳤다. 오히려 그 사이 애플과 이통사·유통망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국내 TV 영상광고에 들어가는 비용을 이통사에게 전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차례 전원회의를 거치며 애플의 광고비 전가 혐의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애플 광고비에 대한 3차 심의는 오는 2월 중순으로 예정돼있지만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3차 심의에서도 행위사실에 대한 참고인 진술 등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통 업계에서 애플 건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해당 심의가 언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광고비 전가에 대해 애플에게 불만을 나타내기 어려운 입장이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제품에 대한 충성 고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는 고정 고객을 보유한 제조사의 요구사항을 거스르기 어렵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를 찾은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망에서는 애플의 시연폰 강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애플은 휴대폰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매장에 전시하는 시연 단말기를 구매하지 않으면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단말기를 공급하지 않았다. 출고 이후 1년간 시연폰에 잠금장치를 걸어 중고폰으로 판매하기도 어렵게 했다. 시연폰을 충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요금과 보안장치 설치 등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애플의 지원도 없었다. 이에 협회는 이달 중으로 애플을 불공정 행위에 대한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할 예정이다. 
 
애플은 한국에서는 유료제품 보증 서비스인 '애플케어플러스'도 출시하지 않았다. 애플케어플러스는 소비자 과실로 아이폰이 손상되더라도 수리를 해주는 보험 성격의 프로그램이다. 아이폰XS(텐에스) 등 최신 제품들의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으며 수리비용도 올라가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졌다. 이에 소비자들이 애플케어플러스를 한국에도 도입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은 것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케어플러스의 국내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해외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우발적 손상의 경우에 한해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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