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모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공모 당선작을 두고 끊이지 않는 왈가왈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승 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승효상에게 한국 건축을 묻다’를 주제로 각종 건축현안에 대한 토크쇼를 가졌다.
이날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역할부터 세종시 신청사 심사 논란 등 건축계의 다양한 현안이 얘기된 가운데 무엇보다 가장 뜨겁게 얘기된 현안은 역시 광화문 재구조화였다. 전진삼 진행자는 “‘전시성 포퓰리즘이다’, ‘2021년 완공은 과속주행 아니냐’라는 시각이 있는데 위원장의 시각을 얘기해달라”고 물었다.
승 위원장은 “광화문광장은 2009년 오세훈 시장이 만든 결과물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몇 년동안 굉장히 많았으며, 이후 서울시에서 전문집단이 참여한 광화문포럼을 만들어 많은 의견을 주고 받으며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었다. 과속주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복잡한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땅을 파고 고정하면 정상대로 2021년 완공하면 될 일로 선입관이 있는 것 같다. 당선작에 대한 여러가지 말을 저도 보고 있다. 도시의 공간은 변해가는 것으로 왈가왈부도 나쁘지 않고, 더 많은 논의가 있을 수 있고 또 논의할 수 있다. 다만 굉장히 많은 논의 거쳐 만들었다는 부분은 이해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자는 “지금 이 시대 스펙터클한 거대광장이 필요하냐”라고 물었다. 승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광화문광장의 거대한 중앙분리대에 일상성을 되돌려놓는 일로 현재의 광장은 도시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무엇보다 도시의 일상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했다. 저는 옛 건물을 복원하는데 거부반응이 있지만 경북궁을 복원하면서 보니 초라하기 이를데 없어 그 앞에 월대까지 복원해야 하는 게 제 생각이다. 광화문광장은 역사적 측면에서 서울과 한국의 중심축으로 공간의 위계질서가 있는데 북악산 기륵에 권력층 아래 민중이 대립하는 개념이었다. 이를 온전히 시민의 축으로 되돌린다는 개념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불거진 서울시와 행안부의 갈등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승 위원장은 “이전부터 서울시와 행안부의 실무차원 협의가 여러차례 있었고 기록도 있다. 다만 당선안을 보니 서울청사를 공원화로 한 부분을 보고 얘기가 되는 것 같다. 그 부분은 현상공고 지침에 빠져있어 사업범위가 아니며 당선작이 자유롭게 낼 수 있게 된 부분인데 당선작이 실제 그렇게 조성하는 것으로 행안부에서 오해한 것 같다.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만큼 당장 2~3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당선작이 그린 그림일 뿐이다. 정부청사가 기능을 해야하는데 그 기능을 못하게끔 비상식적인 일을 할 리가 없다. 오해가 있었던 일로 이후에는 얘기를 해서 잘 풀렸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순신·세종대왕 동상 이전에 대해서는 “이상을 현실에 부딪히면 할 수 없다. 심사위원 안에서도 이순신의 경우 50년 이상 존치한 기억이 있는데 서울 도시공간의 임자 중 하나로 기억을 존중하는게 좋겠다라는 얘기가 있었다. 세종대왕상은 세울 때부터 논란이 있었고 압도적인 모습으로 성군인 세종대왕과 맞지 않아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다. 설계과정에서 더 논의할 부분으로 다만 지하를 파야하니 옮겼다가 다시 오는 과정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28일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 '승효상에게 한국 건축을 묻다'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