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카카오가 넥슨 인수전에 참여한다. 국내 콘텐츠 플랫폼 강자인 카카오가 넥슨 인수에 나서면서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넥슨 인수를 위해 내부 검토에 나섰다. 이를 위해 법무법인 세종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카카오는 이를 공식 반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넥슨 인수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로 인수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 1위 기업이 매물로 나왔는데 국내 대표 IT 기업 카카오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던파)'를 비롯해 다수의 인기 PC게임을 보유했다. 매년 10여종의 게임을 출시해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던파로만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넥슨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780억원과 1조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검은사막'.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 지식재산권(IP)과 게임 사업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게임즈라는 게임 자회사를 통해 게임 사업을 전개 중이다.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는 한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온라인' 등을 배급하며 퍼블리셔(배급)로도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를 올해로 미룬 만큼 넥슨 게임을 통해 가치를 올릴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9월 코스닥 상장 철회를 발표하며 "플랫폼, 퍼블리싱, 개발 등 게임 사업을 강화해 향후 IPO 때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자금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가치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수 자금 확보가 선결 과제로 남는다. 카카오는 이달 초 넥슨 매각설이 흘러나왔을 때도 매수에 나설 후보 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 바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 8조3000억원 규모의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받았다. 중국 게임사 텐센트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매수 회사로 거론된 이유다. 현재 텐센트와 글로벌 사모펀드 KKR 등이 넥슨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만약 넥슨 인수를 공식화한다면 단독으로 나서지 않고 국내외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법이 유력해 보인다.
넥슨은 다음달 12일 지난해 연간·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는 넥슨이 지난해에도 안정적인 성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넥슨 매각 절차가 실적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지난해에도 실적 상승을 따놓은 만큼 실적 발표로 몸값을 잔뜩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넥슨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