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하지무력증은 다리 근육이 감소하고 근력이 약화돼 오래 서 있거나 보행 등에 장애가 생기는 다양한 상황과 질환을 말한다. 하지무력증 환자는 주로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풀리고 힘이 빠지며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어려움을 겪는다. 해당 증상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하지무력증은 뇌의 운동중추로부터 말초신경, 근육섬유까지 이르는 운동의 경로 중 어느 부위에라도 장애가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하지무력증에는 이완성 마비로 인한 증상이 있다. 이완성 마비란 마비된 부분에서 근 긴장의 소실 및 근력 약화, 건반사의 결여와 감소를 동반하는 병증이다. 전반적인 근력 저하와 근 긴장도 저하, 반사의 감소 또는 소실, 근육퇴행 등의 변화를 동반할 수 있다. 이완성 마비의 원인은 근육, 신경·근육 접합부, 말초신경, 상·하 운동신경원 등의 이상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완성 마비로 인한 하지무력증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다양하다. 주요 질환으로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인해 신경과 근육 접합부에 이상이 생기는 중증 '근 무력증' △척수와 연수에서 발생하는 운동세포 병변으로 만성적인 '근력약화' △근육의 위축이 일어나는 '근위축성 축삭 화증' △여러 가지 요인에 대한 노출이 선행된 후 하지에서 시작돼 진행되는 상행성 마비를 증상으로 하는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근 파괴가 일어나며, 근육이 지방 및 섬유로 대체돼 근력저하 및 운동장애 등이 발생하는 '뒤셴 근이영양증' 등이 있다.
하지무력 증상은 한의학적으로는 위증에 해당된다. 위증이란 사지 근력이 약해 활동이 제한되는 병증을 말한다. 처음에는 하지 혹은 상지가 늘어지고 약해지며 물건을 집지 못하거나 걸을 수 없게 된다. 오래되면 하지 혹은 상지 근육이 감소해 마르게 되며 전혀 운동할 수 없게 된다. 위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 중 가장 흔한 증상이 하지무력이다. 한의학에서는 위증의 원인을 나쁜 기후와 오래된 병, 좋지 않은 영양 상태 등으로 인해 체내 진액이 말라 사지까지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본다.
위증의 한의학 치료는 각 환자의 임상 증상과 생활습관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열이 몸 안의 진액을 손상시킨 경우 △간과 신이 허약한 경우 △비위가 손상을 입은 경우 △어혈이 몸 안의 순환을 방해하는 경우 등으로 변증을 내리고 이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침 치료, 뜸 치료 및 한약 치료 등으로 임상에서 많은 증상 호전의 예들을 보이고 있다.
위증 및 하지무력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한 침, 봉독약침, 한약 치료 등의 한의학적 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침 치료는 중증 근 무력증 동물연구에서 신경근 접합부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불연속성을 감소시켰으며 중증 근 무력증·길랑-바레 증후군·근신경학적 기능을 회복시켰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봉독약침은 염증성 반응 및 손상으로 인해 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근위축성 축삭 경화증, 다발성 경화증 질환의 동물연구에서 항염증 효과 및 신경 보호 효과에 대한 보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약 치료는 다발성 경화증의 동물연구에서 항염증 효과로 인한 신경손상 억제, 뒤셴 근이영양증의 동물연구에서 운동기능 개선 및 특이적인 전기생리학적 이상 완화 등의 치료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무력증은 뇌의 운동중추로부터 말초신경, 근육섬유까지 이르는 운동의 경로 중 어느 부위에라도 장애가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