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남 클럽 마약', '버닝썬 사건' 전 이미 성행

부산·해외서도 클럽·공연장에서 '마약 파티'…'환각상태' 유사성행위 중 사망하기도

입력 : 2019-02-19 오후 4:21:4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경찰이 '버닝썬'과 '아레나' 이외 강남 소재 클럽 내 마약 투약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니 이미 강남 이외 페스티벌 공연장과 부산 클럽 등 여러 지역에서 마약 투약이 성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다수는 여러 클럽을 오가며 엑스터시 등을 투약한 혐의로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은 상태다. 
 
19일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판결문 6건에는 12명의 피고인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00만원 상당의 벌금형부터 징역 3년형까지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 중 6명은 클럽 내부와 인근에서 마약을 소지해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판결문에 등장하는 클럽은 서울·부산·외국 등 7곳에 이른다.
 
부산·해외 클럽까지 전전하며 투약
 
A씨는 지난해 7월 마약류관리에관한 법률 위반(향정·대마)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7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소재 B클럽에서 엑스터시를 물과 샴페인과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2016년에는 태국 소재 클럽과 호텔에서 케타민 등을 투약했다. 심지어 그는 태국에서 귀국할 당시 엑스터시 등을 여행용 가방에 은닉한 뒤 수화물로 가장해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입국심사대를 그대로 통과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병철)는 “마약류 관련 범죄는 개인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할뿐만 아니라 국민보건을 해하거나 다른 범죄를 유발하기도 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특히 마약류의 수입은 마약의 확산 및 그로 인한 추가범죄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아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C씨는 여러 클럽을 전전하며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징역10개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5월 중순과 하순경 강남구 역삼동 소재 아레나클럽에서 물과 함께 엑스터시를 복용했고, 다음달 또다른 D클럽에서 투약했다. 이어 케타민 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인정됐다.
 
E씨는 역시 2017년 5월~10월 수차례에 거쳐 이태원 인근에서 비닐지퍼백에 들어있는 대마 등을 매매했고, 12월에는 강남구 F클럽에서 엑스터시를 술과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손현찬)는 E씨 등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클럽·공연장 화장실, 마약 밀매 장소로 전락
 
G씨는 지난해 6월 국내 유명페스티벌 공연장 내 화장실에서 성명불상의 판매상으로부터 엑스터시를 구매했고 바로 투약했다. 공연장에 같이 있던 지인 역시 이를 건네 받아 투약했다. G씨는 또 같은달 서울 소재 H유흥업소에서 엑스터시를 건네 받아 투약했다. G씨와 함께 기소된 I씨는 지난해 7월 부산의 J클럽에서 판매상으로부터 대마를 건네 받아 흡연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공연장과 클럽뿐 아니라 식당과 거주지 등에서도 마약을 투약했고,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 징역3년의 실형과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K씨도 2017년 6월과 11월 아레나클럽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엑스터시를 건네받아 화장실에서 투약했고, 다음해엔 아레나클럽과 또다른 L클럽 내에서 또다른 남성으로부터 엑스터시를 받아 투약했다. 그 역시 징역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마약 중 유사성행위로 사망하기도
 
M씨는 2017년 8월, 12월에 걸쳐 강남구 논현동 소재 N클럽에서 엑스터시를 투약한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다른 클럽으로 가기 위해 운전하던 도중에도 입에 넣어 삼키는 방법으로 투약했다. 그는 또 거주지에서 대마를 혼자 피기도 했고, 다른 3명과 논현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변성환 판사는 “이 사건이야말로 마약류 범죄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고, 대낮에 남녀가 집에 모여 마약류를 함께 투약하다가 한 여성이 사망하기까지 했다”며 “단순히 혼자서 호기심 때문에 또는 마약류에 중독돼 은밀히 투약하는 사건과는 죄질이 다르고, 사망한 여성 등에 필로폰이 든 커피를 권했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함께 유사성행위를 하다 여성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며 M씨에게 피고인 중 가장 높은 형인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마약 유통 및 성범죄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이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버닝썬 입구 앞 모습.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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