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 해에도 수많은 제품이 쏟아지는 식품 시장에서 각 업체는 대형 품목을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건다. 한 제품이 이른바 '메가 브랜드'로 올라서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유지해 스테디셀러 명단에 올린다. 업계에서는 이 기준을 일반적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다수 제품이 1000억 브랜드에 등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햇반컵반과 비비고 국물요리는 지난해 각각 10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2015년 4월 출시된 햇반컵반은 그해 19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후 2016년 520억원, 2017년 820억원, 2018년 1050억원으로 메가 브랜드에 등극했다. 햇반컵반보다 늦은 2016년 6월 출시된 비비고 국물요리는 그해 매출 14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860억원, 2018년 1280억원을 기록해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햇반컵반과 비비고 국물요리는 각각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햇반컵반이 속한 상온 복합밥 시장 규모는 2015년과 비교해 지난해 5배 이상 성장했다. 비비고 국물요리가 속한 상온 국, 탕, 찌개 시장 규모는 2016년과 비교해 지난해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전체 가정 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영향도 컸다.
이미 스팸, 햇반, 비비고 만두 등 초대형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간편식 시장에서 추가로 메가 브랜드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간편식 냉동면 '비비고 진한교자 칼국수'와 '비비고 얼큰버섯 칼국수', '고메 중화 짬뽕'과 '고메 나가사키 짬뽕' 등 4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이들 제품의 매출액은 40억원 수준이지만, CJ제일제당은 가파른 성장세로 냉동면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을 올릴 방침이다.
햇반컵반 제품 이미지. 사진/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도 발포주 열풍을 일으키며 메가 브랜드에 입성했다. 지난 2017년 4월 출시된 '필라이트'는 그해 7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2018년 4월 후속 제품 '필라이트 후레쉬'도 출시되면서 그해 16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들 제품이 지난해까지 달성한 누적 판매량은 4억캔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오비맥주도 이달 중순 발포주 '필굿'을 출시했다.
죽 간편식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F&B의 양반죽도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로 메가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동원F&B는 지난해 7월 광주공장 내 3000평 규모의 죽 전문 생산시설을 마련했으며,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 등을 개발해 내년에는 양반죽의 연 매출을 2000억원까지 성장시킬 방침이다. 동원F&B는 국내 유가공 제품 최초로 면역 건강 기능성을 인증받은 발효유 '뮤닝' 매출도 내년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가 브랜드라고 불리는 제품도 출시 초반에는 매출이 크지 않았고, 오랜 시간이 걸린 제품이 많다"라며 "하지만 메가 브랜드로 올라 일정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면 그 아래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계속해서 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라고 말했다.
'필라이트' 제품 이지미. 사진/하이트진로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