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올해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청와대가 한껏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100년 전 엄혹했던 일제시절 민족과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항거했던 독립지사들의 주인의식과 평화 및 평등사회 지향이 지금 정부의 기조와 일맥상통한다는 판단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5일 독립유공자 후손 65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을 돌아보고, 미래 100년의 준비를 다짐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역시 최근 3·1절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7대 종단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종교계의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일에는 SNS를 통해 '3·1 독립선언문' 낭독 캠페인 참여 영상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라는 독립선언서 첫 구절을 낭독하고 국민들의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21일에는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유한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유한대학은 '유한양행'의 창업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유일한 선생이 설립한 학교다. 일종의 역사바로세우기 행보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유 선생의 묘소를 참배해 고인을 추모했다. 또 청와대는 오는 4월11일 임시정부 수립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참모진들도 이런 문 대통령의 행보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23일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찍은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려 '만세 릴레이'를 제안했다. 고 부대변인은 "1919년 3월1일 들불처럼 만세운동이 퍼지면서 독립을 향한 열망들이 더 커졌다"며 "이제 100년이 됐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전국에서 만세를 하면 어떨까 싶어서 릴레이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자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지목했다.
조 수석은 바로 다음날 릴레이에 동참했다. 조 수석은 영상에서 "1919년 식민지 조선의 민중들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며 "이 운동은 비폭력과 평화의 정신으로 전개됐다.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벌였던 '촛불혁명'이었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은 지금도 살아 있다"면서 "이 정신을 훼손하는 세력은 심판을 받았다. 향후 100년 동안에도 이 정신을 소중히 지켜나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정 간담회에를 마친 후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