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보툴리눔 톡신 원료물질인 균주 출처를 놓고 지루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행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제소 측인 메디톡스는 ITC의 공식 조사 착수에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 주장하는 한편, 대웅제약은 통상적인 시장방어 전략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4일 양사는 메디톡스가 지난 1월 균주 출처 관련 소송을 제기한 ITC가 사안을 정식으로 접수, 이달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각 사별 논리를 기반으로 서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선공은 메디톡스였다. 메디톡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ITC의 공식 조사 착수 소식을 전하며 대웅제약 나보타가 회사의 지적재산권을 탈취해 개발됐음을 명백하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1월 전직 자사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제소한 바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분야의 지적재산권 탈취 행위는 연구 개발 분야에 대한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꺾는 행위로 피해자의 법적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대웅제약의 지적재산권 탈취 행위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웅제약 역시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오히려 무고의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 측은 "국제무역위원회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미국에서 경쟁품이 출시될 때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전형적인 시장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소송에 원고가 제기한 혐의는 기존에 제기한 민사소송에서의 주장과 전혀 다를 바 없다"라며 "미국 관세법에 따라 진행되는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를 가리는 소송으로 접수가 진행된 상황이며, 양측이 제시한 의견을 판단하는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번 ITC 제소와 동일한 내용으로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진행한 시민청원 내용을 거부한 만큼, 이번 소송 역시 근거없는 허구에 불과하며, 나보타의 미국 수출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편, 대웅제약 나보타는 최근 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FDA 판매 허가 승인을 얻어낸 상태로, 미국 발매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