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증인소환 모두 들어준 'MB 2심'

6일 오후 이 전 대통령, 서울동부구치소서 석방

입력 : 2019-03-06 오후 4:24:45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청구를 받아들이고, 주요증인에 대한 강제구인을 고려하겠다고 판단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재판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이날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청구한 보석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점을 고려할 때, 충실한 항소심 심리와 보석 제도에 대한 엄정한 운영을 전제로 주거 및 외출 제한 접견 및 통신 금지 하에 보석을 허가하는 것이 형사소송법 원칙과 절차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된 지 349일만에 석방된다.
 
재판부는 또 “형사소송법 98조에 따라 보석 보증금은 10억원이고, 다만 이 보증금은 보석보험증권으로 갈음한다”며 “주거 제한 조건에 대해서 변호인은 주거지와 서울대병원 모두 2곳으로 요청했지만, 건강 문제에 대해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서울대병원은 해당없다”고도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요청한 보석 청구와 채택된 증인에 대한 소환이 받아들여져, 재판 진행이 이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 재판부는 “보석 제도는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불구속 재판을 원칙에 기초한다”고 설명했지만 같은 기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보석청구가 기각된 것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을 위해 잘 된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  주요증인에 대한 공개 소환통보 계획을 밝혔고 강제구인을 고려하겠다는 결정도 이 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병명만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 당뇨병 등 9개로 건강이 심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요청한 병 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구속 만기를 한 달 여 앞둔 시점에서 2심 선고 전까지 사실상 자택 내 구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은 법원 보석결정에 따라 보석금을 납입했고, 검찰의 석방 지휘로 석방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보석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이 전 대통령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뇌물,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보석이 허가되면서 구속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풀려나게 됐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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