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거인'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영면에 들다

발인 후 명동성당서 장례미사…경기도 광주 선영에 묻혀

입력 : 2019-03-07 오전 11:45:10
[뉴스토마토 김진양·김재홍 기자] 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천주교 예식으로 세상과의 작별 인사를 하고 부친 등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 선영에 잠들었다. 가족과 지인, 두산그룹 임직원 등 200여명이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7일 오전 박 명예회장의 발인이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경 3층 빈소에서 1층으로 이동해 천주교 방식으로 차분하게 고인을 추모했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상수씨가 영정사진을 들었고 가족들이 뒤따랐다. 
 
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유족들이 빈소에서 이동하고 있다. 영정사진은 고인의 맏손자인 박상수씨가 들었다. 사진/뉴스토마토
 
20분가량 간단한 발인예배를 마친 가족들은 지하1층에서 지상으로 운구를 시작했다. 운구차가 먼저 이동했고 박정원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 유족과 지인, 두산그룹 임직원들이 뒤를 따랐다.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른만큼 재계에서는 사돈인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도가 모습을 보였다. 
 
운구차는 고인이 평생을 헌신한 동대문 두산그룹 본사와 그룹 내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는 두산연강재단을 거쳐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8시20분께 지인과 임직원들을 태운 버스가 명동성당에 먼저 도착했고, 20여분 후 운구차가 명동성당 앞마당으로 들어왔다. 영정사진을 든 박상수씨 뒤로 관을 든 두산그룹 직원들과 박지원 회장 등 가족들이 차례로 성당 안으로 이동했다. 
 
이날 명동성당에서는 오전 9시부터 박용곤 엘리야의 장례미사가 비공개로 거행됐다.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미사를 집전했다. 가족과 친지 외에 그룹 임직원들과 성당 교우 등도 미사에 참례했다. 미사는 본식에 이어 추도사, 가족 대표 인사말, 고별식 등을 거쳐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미사가 끝난 뒤 고인의 관을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0시쯤 고인의 관이 다시 운구차에 실렸고 유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목례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 
 
한편 박 명예회장은 지난 3일 향년 87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1932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최대회장의 6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소비재 기업이었던 두산을 중공업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초석을 닦은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지키지 못할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 '침묵의 거인'이란 별칭도 얻었다.  
 
김진양·김재홍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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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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