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4월부터 재활용하지 않고 매립·소각하는 생활·사업장 폐기물에 대한 처분부담금이 부과되면서 자치구별로 5배 넘게 부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서 자원순환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난해 재활용하지 않고 매립·소각 처리한 생활·사업장 폐기물에 대한 처분부담금을 오는 4월 첫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폐기물처분부담금 규모는 연간 83억원 정도로 예상되며, 대상폐기물은 생활폐기물과 시·자치구에서 설치 운영하는 시설의 사업장폐기물이 해당된다. 올해 부과하는 폐기물처분부담금은 지난해에 재활용하지 않은 매립·소각 폐기물이다. 자치구별 부담금 규모를 살펴보면 △은평구6억6100만원 △송파구 5억7100만원 △서초구 5억5800만원 △관악구 5억1100만원 △강남구 4억3700만원 △금천구 3억9500만원 순으로 많다. 부담금 규모가 적은 자치구는 도봉구 1억2700만원 △강북구 1억3400만원 등으로 나타나 매립·소각량에 따라 최대 약 5배 부담금 차이가 예상된다.
자치구별 처분부담금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자치구마다 처분량과 처분방식에 따라 소각은 10원/kg, 매립은 15원/kg의 부담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소각보다 매립비율이 높은 은평구, 송파구, 서초구와 폐기물발생량은 적지만 전량 매립하고 있는 금천구는 폐기물처분부담금을 더 많이 부담하고, 상대적으로 소각 비율이 높은 양천구, 강북구, 도봉구 등은 부담금을 적게 부담한다.
서울지역 생활폐기물 발생량(2017년)은 9217톤/일이며, 종량제봉투로 배출되는 쓰레기가 3037톤/일, 재활용쓰레기 3,308톤/일, 음식물쓰레기는 2872톤/일 발생한다. 이 중 재활용되지 못한 쓰레기 3037톤이 매일 매립 또는 소각 처분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9월 환경부에서 받는 징수교부금 58억원(부과금액의 70%)을 내년 자치구에 폐기물처리시설·자원순환시설을 설치·운영하는데 활용한다. 자원순환기본법의 취지에 맞게 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한 홍보·교육 등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공동주택 폐비닐 수거중단 사태와 같이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폐기물 사고 발생 시 조기 정상화를 위한 자치구 비용지원 용도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그 동안 국비 및 시비 지원대상이 되지 않아 환경개선을 하지 못했던 재활용선별시설 등 환경개선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시민 인식 개선이 기대된다.
서울시는 종량제봉투의 가연성폐기물 선별시설 설치, 자원회수시설 처리 용량 확보, 재활용 분리수거 배출 활성화를 통한 생할폐기물 감량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제로화할 방침이다. 자치구별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유·무에 따라 재정지원이나 재정부담 등으로 차등화 정책을 추진한다. 앞으로 폐기물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는 자치구에는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며, 폐기물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은 자치구는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폐기물처리시설이 없는 자치구는 자원회수시설 반입수수료가 크게 인상되는 만큼 재활용을 극대화해 생활폐기물을 획기적으로 감량하거나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감량과 공공 폐기물처리시설의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생활폐기물을 재활용하지 않고 그대로 매립이나 소각을 하면 그만큼 자치구의 재정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성북구의 재활용선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