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모레 워킹그룹 회의…남북협력에 방점

남북상봉·기업인 방북 등 논의…미, 연일 북 '비핵화 행동' 촉구

입력 : 2019-03-13 오후 2:33:57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한미 워킹그룹 회의가 열린다. 
 
한미는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대면회의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정보를 교환하고 남북 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최근 남북·북미관계 동향을 공유하고 남북협력 등 제반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미 워킹그룹 대면회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이 대표단을 이끈다.
 
특히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관련 장비·물자의 대북 반출에 필요한 미국 내 제재 면제를 협의하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경협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기업인의 현지 시설점검을 위한 협의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설점검이 유엔 대북제재나 미국의 독자제재를 위반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과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지난 6일 개성에 두고온 시설을 점검하겠다며 정부에 8번째 방북을 신청했지만, 통일부가 보류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촉구하는 미국 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지역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이 만든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 비핵화를 어떻게 완성할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봐야 하는 건 행동이다" "말은 쉽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향후 북미 협상 전망에 대해서도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요구한 대북제재 해제를 두고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한 것이지 미국의 제재가 아니다. 국제 제재"라고 언급했다. 국제사회와의 조율이 필요한만큼 제재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던 미국 관료들이 입장을 바꾸는 모양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북한과의 외교는 여전히 매우 활발하게 살아있다"면서도 향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일괄타결식 '빅딜'로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밝혔던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뒤집은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4일 "수 주 내에 평양에 협상팀을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 명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북한과 대화가 한창일 때 뒤로 물러서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시 전면에 나서면서 내세운 '선 비핵화' 기조를 다른 사람들이 뒤따르는 모양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북한 매체들이 연일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북미 양국이 생각하는 비핵화 개념부터 다르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국제 용감한 여성상 시상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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