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독성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불법적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SK케미칼 박철 부사장이 구속됐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부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함께 영장이 청구된 이모 전무, 양모 전무, 정모 팀장 등 3명에 대해서는 "각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여 정도, 주거관계, 가족관계, 심문태도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그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부사장 등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원료 물질의 유해성을 숨기기 위해 관련 연구자료를 은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가습기 메이트는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당시 대량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제품으로, SK케미칼이 만든 CMIT·MIT 등을 원료로 사용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지난 12일 이번 사건의 책임이 있는 박 부사장 등 SK케미칼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이 모씨 등 임직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