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에 기반한 토큰 이코노미가 주목받고 있다. 투자 중심의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일상생활에 밀접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출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수준에 따라 보상(토큰)이 주어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활동에 대해 보상을 받는 만큼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상에서 일종의 인센티브로 발생하는 토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주요 특징으로 꼽는다.
소셜 플랫폼 '스팀잇'은 토큰 이코노미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팀잇은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이를 공유한 사용자들에게 스팀이란 토큰을 제공한다.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만큼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을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스팀을 얻기 위해 따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구매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초기에 암호화폐를 통한 투자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생활 속에서 실제 서비스들과 결합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며 "스팀잇처럼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출현하면 블록체인의 토큰 이코노미 특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10에 코인덕의 암호화폐 간편결제 서비스가 탑재됐다. 코인덕과 제휴한 1000여개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뉴시스
더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카카오 등 ICT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관련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출시한 갤럭시 S10에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인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와 '삼성 블록체인 월렛'을 선보였다. 두 앱을 통해 암호화폐 계좌를 관리하고 실제 거래에서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도 차기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 역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올해 상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거품이 빠지면서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2880만원을 호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400만원 수준으로 폭락했고, 한때 열풍이 풀던 ICO(암호화폐공개)도 잠잠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나 ICO 투자상품이 아닌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며 "향후 ICT 기업들이 유용한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간다면, 블록체인 대중화와 함께 토큰 이코노미 방식의 경제활동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