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북한에 '검증된 비핵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도 대화 의사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북측과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대화 재개를 위한 막후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캔자스주 오벌랜드파크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관련 행사 기조연설에서 "우리(미국)는 현재 역사상 가장 유망한 외교활동과 가장 강력한 제재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북한과의 대화와 대북제재를 동시에 언급한 것으로, 이 두 가지를 통해 한반도를 더욱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기를 희망한다고도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GES 기조연설 전 캔자스주 지역언론 인터뷰에서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세계에 한 약속을 지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 세계를 대신해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 계속 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 주민들이 더 밝은 미래를 갖게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약속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의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고위당국자들이 내놓는 '빅딜' 제안을 북한이 수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고위당국자가 나서서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북미 양자 사이의 간극 좁히기에 골몰 중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지난 17일 "일시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북한으로 하여금 포괄적 목표달성 로드맵에 합의토록 견인해야 한다"고 말한데서 고민이 읽힌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 필요성도 제기한다.

 

주변국을 상대로 한 전방위 외교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차관을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본부장은 20일부터는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로 이동해 헬가 슈미트 대외관계청(EEAS) 사무총장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