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어깨 환자가 증가 추세지만 어깨 통증의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난히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뻐근한 경험, 팔을 올리기 힘들었지만 이내 사라진 증상 등이 어깨 질환 신호였을 가능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95만7998명이었던 어깨병변 환자 수는 2017년 217만5980명으로 11.1% 증가했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어깨 관절과 주변 인대, 근육 등 모든 구조물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 통증 없이 부드럽게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간혹 어깨를 감싸는 인대 조직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이 부분적으로 파열되면 혼자서 팔을 돌리기 어렵고,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임이 불가능하다.
만약 어깨를 반복적으로 쓰는 일을 하거나 어깨 위에서 손을 주로 쓰는 사람은 충돌증후군을 유의해야 한다. 어깨 충돌증후군이 발생한 경우 팔을 밖으로 벌렸을 때 통증을 생기고, 노를 젓듯 팔을 위에서부터 회전시킬 때도 아픔을 느낀다. 팔을 70도에서 100도 정도 밖으로 벌렸을 때나 자기 등 가운데를 만지는 자세를 할 때 통증이 생긴다면 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네 개의 힘줄인 회전근개가 반복되는 충격이나 마모로 인해 손상된 경우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 네 개의 어깨 힘줄 중 어느 힘줄이 끊어졌는지에 따라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가 다르고 특정 각도에서만 아픈 것이 특징이다. 팔을 올릴 때 120~160도 사이에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그 이상 팔을 더 올리면 수월하게 올릴 수 있다. 특정 각도에서는 통증이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는 괜찮아 오십견 등 다른 질환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감별이 어려울 때는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팔을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어깨 속에서 결리는 소리가 나며,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졌거나 외상으로 다쳤을 때 통증과 함께 어깨에서 '삐걱삐걱', '뚝뚝'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단순 마찰음이 나는 발음성 견관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병적인 상태와 관련성을 무시하기 어려운 소리도 있다.
소리와 함께 걸리는 느낌이 드는 경우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날개 뼈(견봉)와 어깨의 극상건(회전근개)이 자주 부딪히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팔을 올려 앞으로 돌리면 소리가 나거나, 찌르는 듯 한 통증이 수주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골프와 야구 등 스포츠에서 스윙 동작처럼 급작스럽고 무리한 움직임이 있었을 때 '뚝' 소리가 나며 쑤시고 아픈 경우에는 어깨 힘줄이 파열된 것일 수도 있다.
유순용 목동힘찬병원 원장은 "견봉과 극상건의 마찰이 초기에는 염증 소견을 보이지만 마찰이 지속되면 어깨 힘줄이 상해서 끊어지는 힘줄 파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적인 통증을 방치해, 제대로 원인도 모른 채 병을 악화시키다 힘줄 파열로 어깨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깨 통증을 가볍게 여기면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길 기대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속되는 이상 신호가 있다면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어깨의 온도를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어깨 질환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어깨 힘줄이 파열된 경우 근육이 손상되면 열감이 느껴지면서 해당 부위 온도가 일반적인 체온보다 올라간다. 또 류마티스관절염 초기에도 어깨 관절 양측 및 주위가 붓고 열감이 나타날 수 있다.
업무를 보던 직장인이 어깨 통증으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