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최정호 국토교통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다주택 보유와 자녀 편법 증여, 갭 투자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후보자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당은 최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가 실거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엄호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위법 사실은 아니지만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토부 요직에 있었던 전 정부 사람인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했다"며 "국토부 잔뼈가 굵은 만큼 국민이 후보자에게 기대하는 정책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임 의원은 "후보자가 소유한 주택 관련 의혹이 많은데, 공직자로 지혜롭지 못하게 재산을 관리했다는 생각은 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황희 의원도 "다주택자가 죄는 아니다"며 "후보자가 분당은 20여년, 잠실은 16년 장기 보유했는데 이렇다면 잘못한 게 아니다"고 옹호했다. 같은 당 강훈식 의원 역시 "청문회 때마다 단골처럼 반복되는 위장전입, 군 복무, 전관예우, 로펌 입사 등이 보이지 않아 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 의원은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 전에 처리하거나 갖고 있다가 처리하는 게 맞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딸에게 증여하는 건 국민에게 감정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호영 의원도 "비록 소유 자체가 위법은 아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무주택 서민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국민께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고 거듭 사과했다.
반면 야당은 최 후보자가 집을 3채 보유한 다주택자임과 동시에 2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올린 이른바 '갭 투자'를 한 '재테크 달인', '투자의 귀재', '투기 전문가' 등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은 "후보자가 아파트 3채를 갖고 있는데 모두 투기 관련 지역"이라며 "국토부 차관까지 지낸 분이 문재인정부 주택정책과 정반대 길을 걸어와 국민이 많이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현재 의원도 "아파트 3채를 갖고 있으면서 실거주 목적이었다는 게 말이 되냐"면서 "똘똘한 세 채"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이 정부는 집값 폭등의 주범을 다주택자로 규명했는데, 이 정부가 죄악시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후보자는 장관 자격이 없다"며 "팔려고 했는데 못 팔았다는 속이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면 국민이 열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빠른 속도로 정리하겠다"며 "과거의 제 흠이 오히려 더 견고한 주택 정책을 펼치는 밑거름이 되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꼼수 증여'도 도마에 올랐다. 최 후보자는 자녀 편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서는 "증여는 하나의 (다주택) 정리 방법이라 생각했고, 빠른 시간 안에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떳떳하고자 증여 방법을 택했다"고 답했다. 또 '딸과 사위에게 동시 증여한 것은 세금을 줄이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증여 추세가 있다보니 사위와 딸에게 증여한 것이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박사논문 자기표절 논란과 관련해서도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규정에 어긋났는지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 후보자는 현재 집값 수준에 대해서는 "작년 9·13 대책 등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시장이 하향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시장 안정세가 아직 확고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일련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수요 중심으로 안정적인 시장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