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부동산 보유 등 질책해주신 사항에 대해서는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공직에 입문하던 시절의 초심은 물론, 저의 삶과 인생 전반을 무겁고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됐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새로운 각오도 다지게 됐다"고 반성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최 후보자는 경기도 분당과 서울 잠실, 세종시 등에 주택 또는 분양권을 보유해 다주택자 논란이 일었다. 집값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장관 후보자 채택 직후에는 분당 아파트를 장녀 부부에게 증여해 '꼼수 증여' 비판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부인 명의로 소유한 잠실 아파트는 실제 거주하지 않은 채 전세를 낀 이른바 '갭투자' 의혹도 나왔다.
최 후보자는 다주택자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해명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선 서울 잠실의 부인 명의로 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매입 당시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장래 통학을 위해 서울로 이사할 필요가 있어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2주택자를 통한 다주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분당의 아파트를 팔고 잠실로 이사하려고 했지만, 당시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서 처분이 안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분당 아파트 '꼼수 증여' 의혹에 대해서는 "사위도 자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적으로 증여 추세가 있다보니 사위와 딸에게 증여한 것이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다. 정당하게 증여세를 냈다"고 해명했다. 분당 아파트를 증여한 뒤 그 집에서 월세로 사는 것이 꼼수 증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가 8월에 준공하기 때문에 불과 몇 개월 만에 집을 얻을 수가 없어 그곳에서 살게 됐다"며 "임대차계약서도 썼고, 딸과 부모 간의 거래지만 명확하게 하기 위해 그냥 사는 것보다 돈 내고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런 의혹들이 부동산 주무부처를 이끌 장관으로서는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부적합 판정을 내려 26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최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더욱 각오를 다져 서민 주거복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그는 향후 부동산 정책 추진 방향으로 "어느 국민도 집 걱정이나 이사 걱정을 하지 않도록 촘촘한 주거복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이어주는 교통시스템도 획기적으로 개선해 광역급행철도(GTX), 광역버스, 슈퍼-급행버스체계(BRT) 등 핵심 교통수단을 빠르게 확충하고 효율화해 평균 90분대가 소요되는 출퇴근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