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세대(5G) 통신의 보편적 접근성을 위해 5만원대 요금제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제35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5G는 보편적 서비스라기보다 특정 사용자 층을 타깃으로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서비스로의 접근성을 주기 위해 5만원대 요금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 요금제 인가 재신청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27일 첫 번째 5G 요금제 인가 신청을 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5G 요금제가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중·소량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며 인가 신청을 반려했다. 당시 SK텔레콤은 7만원 이상의 5G 요금제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4월초에 모바일 5G를 상용화하기 전에 (요금제 인가가) 잘되지 않겠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오는 4월5일 첫 5G 단말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거친 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중간지주사 전환 시) SK하이닉스의 지분율 30%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며 분할 회사의 재상장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며 "빈틈없이 준비가 돼야 하므로 올해 된다는 100% 보장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렇다고 중간지주사 전환 시점이 꼭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20.07%를 보유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로 전환하는 대기업은 자회사 지분율을 30%까지 확대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약 5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마련 방안을 묻는 질문에 박 사장은 "중간지주사에 론(대출)을 주겠다는 주주도 있고 이동통신(MNO) 사업의 지분을 활용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박 사장과 유영상 MNO사업부장, 윤원영 미디어사업부장, 최진환 보안사업부장, 이상호 커머스사업부장 등 4대 사업부장들이 각 사업부의 경영성과와 사업비전, 재무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원들의 설명 이후 개인 주주들은 "지난해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올해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은 어떻게 되나" 등의 질문을 했고 박 사장이 이에 답했다. 한 주주는 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물어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사장은 웃으며 "저희를 믿고 지지해주시고 성과가 있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유영상 MNO사업부장·하성호 CR센터장·하형일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센터장·박진효 ICT 기술센터장·윤풍영 코퍼레이트 센터장 등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올해 이사보수 한도액은 지난해와 같은 120억원이다. 이날 주총에는 전자투표와 위임장, 직접 참여 등을 포함해 총 2000여명의 주주(6300만주)가 참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