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폼페이오 29일 워싱턴회동 추진

강, 유엔회의 참석 후 만날 듯…비건-리수용 베이징 회동 관측도

입력 : 2019-03-26 오후 5:17:09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상황을 논의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또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가 같은 시기 중국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강 장관이 오는 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올해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UN PKO) 참석을 위해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 등 외교·국방 합동 대표단과 함께 28~29일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강 장관의 유엔 방문을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양국간 최종 조율 단계"라며 "상호 편리한 시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강 장관은 당일 오전 장관회의 참석한 뒤 오후 워싱턴으로 이동해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장관급 회동과 함께 북미 간 물밑접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리 부위원장의 모습이 중국 베이징에서 포착되면서다. 조선중앙통신은 "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 노동당 대표단이 라오스를 방문하기 위해 26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짧게 보도했다. 리 부위원장의 라오스 방문 목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리 부위원장은 오전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가 영접을 나왔다. 리 부위원장 일행은 귀빈실에 마련된 중국 대외연락부 차량을 이용해 북한 대사관 차량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가 북한 대사관으로 들어갔다.
 
일단 리 부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은 라오스 방문을 위한 단순 경유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분냥 보라칫 라오스 인민혁명당 총비서 겸 국가주석 앞으로 당 창건 64주년 축전을 보내는 등 사회주의 형제국인 라오스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다만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협상도 난항을 겪는 상황이기에, 비슷한 시기 베이징에 체류하는 리 부위원장과 비건 대표가 물밑 접촉으로 협상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된다.
 
앞서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대북정책 조율을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중국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논의를 진행하는지 등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지난 24일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의 비행거리 등을 감안하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무부의 대규모 대북 추가제재 계획을 철회시켰다'는 트위터 메시지를 공개한 즈음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7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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