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식품유통관리에 걸리던 시간을 6.5일에서 2.2초로 단축하고, 처리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장화진 한국IBM 대표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코드게이트 2019' 기조연설에서 IBM과 월마트가 진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IBM 푸드트러스트' 사례를 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년 전 월마트가 남미에서 수입한 망고에 문제가 발생해 원산지와 공급망 등 유통과정을 추적하는 데 6~7일이 소요됐다"며 "이후 안전한 식품 공급과 유통망 마련을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도입됐고, 지금은 원산지와 유통과정 등을 추적하는데 2.2초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현재 기업들이 고비용, 비효율, 보안취약성 등의 문제에 당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섰지만 이같은 문제들로 비즈니스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공유원장과 보안 시스템, 스마트계약과 신뢰성 등의 장점을 갖춰 유용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실제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실제 글로벌 기업 중 66%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사람과 자원, 조직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 중인 상황"이라며 "이를 통해서 산업현장을 혁신하고 새로운 매출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IDC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2021년까지 산업 특화 블록체인들이 구현돼 옴니 생태계를 확장하고, 거래비용을 35%까지 절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화진 한국IBM 사장이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코드게이트 2019'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이날 장 대표는 IBM에서 진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글로벌 1위 해운업체인 머스크와 진행한 '트레이드렌즈'다. 장 대표는 "운송 정보와 관련 서류들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공유하는 트레이드렌즈에 항만 및 터미널 운영사, 세관과 중개업체 등 100여개 기업들이 참여했다"며 "'서류 없는 무역'을 통해 거래비용을 감소시키고 효율성을 높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또 블록체인을 통해 해외송금 과정을 단순해 편의성을 높이고 수수료를 줄인 'IBM 월드 와이어' 프로젝트도 꼽았다. 이 프로젝트에는 최근 한국의 부산은행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장 대표는 "지난해까지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트코인을 통해서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에게 알려졌다면, 이제 기업 비즈니스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IBM의 경우 지난 2~3년 간 600개가 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진행됐다"고 했다. 한국IBM도 국내에서 코스콤, DGB대구은행, 현대커머셜 등 다수의 기업과 관련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에 있다.
한편, 국제해킹방어대회인 ‘코드게이트 2019’는 올해 블록체인을 주제로 글로벌보안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해커들의 시각으로 블록체인의 취약점과 보안 위협 요소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블록체인과 보안의 상관관계를 조명하는 행사들도 진행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